289화. 이어진 운명
경명제가 손을 대충 휘저으며 편한 대로 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때, 궁녀 한 명이 환관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왔다.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황상께 말씀드리거라.”
궁녀가 곧바로 무릎을 꿇고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소인이 서재 청소를 하던 날이었사옵니다. 귀걸이 한 쪽이 서가 사이로 떨어지는 바람에 그 사이로 손을 뻗었는데, 손끝에 무엇인가 닿는 느낌이 나더니 서가 옆에 숨겨져 있던 문 하나가 불쑥 나타나는 것 아니겠사옵니까? 그 문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길래, 소인은 황급히 서가 사이에 몸을 숨겼사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발소리의 주인은 진 미인과 그 심복 마마였사옵니다.”
이런 우연은 궁녀에게 있어서 결코 유쾌한 기억이 아니었다.
궁녀는 떨리는 몸에 간신히 힘을 주고 말을 계속 이어갔다.
“진 미인께서 말씀하시길, 복청공주의 눈이 나았으니 이제 열넷째 공주에게 불행이 닥칠 것이라 하였습니다. 심복마마가 진 미인을 안심시키려 노력하는 듯하였으나, 진 미인께서는…….”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하거라!”
황후는 망설이며 말끝을 흐리는 궁녀를 향해 엄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진 미인 스스로도 처음부터 믿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정말로 복청공주의 눈이 멀자 열넷째 공주의 병환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하셨습니다. 진 미인께서는 열넷째 공주마마와 복청 공주마마가 한날한시에 태어나 하나의 운명으로 연결되어버린 바람에 한 명에게 행운이 닥치면, 다른 한 명에게는 반드시 불행이 닥친다고 말씀하셨사옵니다.”
궁녀의 한 마디 말에 너무 많은 진실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종의 부축을 받고 서있던 황후가 불안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열넷째와 복청의 운명이 이어져 있다니? 한쪽이 행복하면 한쪽이 불행하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열넷째와 복청이 한날한시에 태어난 탓에 운명이 이어져, 한쪽이 행복하면 한쪽이 불행하다고? 이처럼 우스운 소리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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