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노생향
아비 역시 진지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아씨, 시키실 일이 있으십니까?”
“인맥은 잘 쌓아두었느냐?”
강서는 뻔한 인사치레는 건너뛰고, 곧장 본론으로 돌입했다.
두 사람 관계의 시작은 협박이었으나 차츰 위협과 은혜가 공존하던 단계를 거쳤다. 그러다가 아비가 주어진 임무를 착실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다.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큰일을 할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소식을 캐거나 미행을 하고 소문을 퍼트리는 일 정도라면, 뒤탈 없이 처리할 놈들이 꽤 있습니다요!”
아비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제 가슴팍을 탁탁 쳤다.
강서가 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람이 많을 필요는 없으나, 반드시 믿을 만한 자들이어야 한다. 몇이나 구할 수 있겠느냐?”
“입이 무거운 놈들이라면 셋 정도가 있습니다요. 무슨 일을 시키시려고 그러십니까?”
‘셋이면 충분하겠군.’
“사람 하나를 미행해야 한다.”
강서가 곧바로 아비에게 분부를 내렸다.
“대상이 누구입니까?”
“대리사 소경의 집안인 주 가(朱家)의 공자 주자옥(朱子玉)으로, 한림원에서 서길사(*庶吉士: 한림원에 예속된 관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
아비는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뻔 했다.
강서가 평범한 소녀가 아니라는 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저렇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한림원의 서길사를 미행하라고 하다니…….
주나라의 백성 중에는 과거시험의 독보적인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아무리 배운 것 없는 시정잡배 아비라 하더라도 서길사가 얼마나 대단한 자리인지 모르지 않았다.
서길사는 진사에 합격한 사람 가운데 학문에 우수한 사람을 뽑아 임명한 후, 한림원에 두고 삼 년간 교습하도록 하는 자리였다. 삼 년 뒤, 시험을 보아 높은 직책을 주었으니 서길사에 임명되기만 하면, 앞날에 탄탄대로가 깔려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주나라의 조정에는 불문의 법칙이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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