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설상가상
강창은 열악한 환경 때문에 쓰러진 것이어서 의원이 처방한 약을 먹고 요양을 하면서 천천히 건강을 회복했다.
몸은 회복했지만 여전히 정신적인 충격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무려 십여 년 동안 피를 토해가며 공부에 정진했다. 예정대로라면 이번 시험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얻어야 마땅했다. 헌데, 고작 운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시험조차 제대로 치루지 못했다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강창을 더욱 괴롭게 하는 것은 그가 이번 시험에서 사서(*四書: 대학, 논어, 맹자, 중용 네 가지 경서)를 꽤 잘 쳤다는 것이다. 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요, 잘만하면 3등 안에도 들 수 있는 성적이었다.
향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시험이오, 1차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서라는 말이 있다.
1차 시험은 7가지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사서가 3개 문항을 차지하고 오경(*五經: 시경, 서경, 역경, 예기, 춘추 다섯 가지 경서)이 4개 문항을 차지했다. 1차 시험의 당락을 결정짓는 문항이 바로 사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은 시험이 시작되면 우선 사서의 세 문항에 가장 공을 들였다.
강창은 악취를 참아가며 사서의 세 문항을 완벽하게 풀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날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혼절한 것이다.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강창은 자신이 적어낸 답안을 다시 복기해 적어 내려간 뒤, 읽고 또 읽었다.
강창의 답을 본 이 노야도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진사에 급제하고 한림원(翰林院)에서 수학한 그가 안목이 없을 리 없었다. 아들이 작성한 답안지는 흠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
‘아깝구나. 너무 아까워.’
실력이 불변한다는 가정 하에 성적의 등락은 어느 정도 운이 필요했다. 이번에 출제된 사서의 세 문항은 강창에게 최적의 문제였다.
삼년이 지나서 다시 향시를 치룰 때도 이런 문제가 또 나온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
‘그야말로 손에 다 잡은 거인을 놓친 기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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