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화. 심문
욱근이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양 노야께선 아직도 제가 불을 지른 소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양 부는 쿨럭 사래가 걸렸다.
“그저 작은 오해였습니다. 부디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괜찮습니다.”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양 부가 냉정을 되찾았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태자의 장인이 아닌가. 예법에 따르면 연왕은 그를 백부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욱근은 양 부의 심경의 변화를 기민하게 알아채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멍청한 놈이 태자의 장인이라는 명분으로 나를 상대하려 들어? 정말 웃기는군.’
욱근은 표정을 진지하게 굳히고, 견세성에게 포권을 취했다.
“견 대인, 양 노야는 오해라고 하셨지만, 저도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이 오해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견세성이 능구렁이 같은 두 눈을 가로 떴다.
‘음, 내 촉이 말해주는군. 재밌는 일이 벌어지겠어.’
욱근이 한기가 철철 넘쳐흐르는 매서운 눈초리로 양 부를 흘겨보았다.
그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양 부는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에 머리털이 쭈뼛 솟았다.
“사실 어젯밤 동평백부의 이 공자가 강에 빠졌을 때 저는 보았습니다.”
“무엇을 보았단 말입니까?”
견세성이 반문했다.
이 순간, 양 부의 심장은 세차게 널뛰고 있었다.
“흰 손이 동평백부의 이 공자를 창문 밖으로 밀어버리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욱근의 나직한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 나왔다.
욱근의 말을 들은 양 부가 황급히 끼어들었다.
“내 아들의 짓이 아니오.”
사실 그보다 아들을 이해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욱근의 말을 듣자마자, 그는 딱 양성재가 저지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죽은 아들이 오명을 쓰는 것은 막아야만 했다.
이에, 욱근이 작게 웃어보였다.
“양 노야, 그리 절박하게 부인하실 필요가 있으십니까? 저는 양 공자가 했다고 하지 않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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