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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화. 자수



149화. 자수

강서는 소청설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그녀를 정면으로 응시했다.

겨우 마음을 놓고 있던 소청설은 다시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왜, 왜 이러시는 거예요?”

“다시 한번 맹세해 보겠니?”

“예?”

“다시 한번 맹세해 보라고. 단, 조건만 바꿔서 말이야. 아까는 청의를 네 손으로 죽였다면 천벌을 받겠다고 했지? 그 말 대신 청의의 죽음이 너와 관련이 있다면 천벌을 받겠다고 다시 맹세해봐.”

강서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군가 소청의를 이용해 강서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계략을 세운 것이라면, 그를 제외한 또 다른 누군가를 불러들여, 그녀와 그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케 했음이 분명했다.

헌데 그 장면을 목격하는 사람이 당도하기도 전에 강서가 재빠르게 그 현장을 빠져나간 것이다.

아마 강서가 떠난 후 소청의가 보였을 가장 상식적인 행동은 다시 조양정으로 돌아오는 것인데, 왜냐하면 그 곳에는 자신과 놀아주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소청의는 죽어버렸다.

소청설이 소청의를 직접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하늘에 대고 과감하게 맹세할 수 있었겠지. 허나 소청의의 죽음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는 말로는 감히 맹세할 수 없을 것이다.

“어째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소청설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억지웃음을 지었다.

“정말 웃기군요! 사 언니가 무슨 자격으로 저에게 다시 맹세를 강요하신단 말입니까?”

“보아하니 맹세를 할 용기가 나지 않는 모양이구나.”

강서는 소청설의 발악을 서늘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입술을 질끈 깨물며 강서를 노려보는 그녀는 어느새 한기가 온 몸을 뒤덮는 듯 했다.

‘설마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 * *

흔들림 없는 강서의 신색에 소청설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게다가 사람들의 시선마저 사방에서 쏟아지자 그녀는 어쩔 줄 몰라 애꿎은 입술만 자근자근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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