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화. 입을 연 조운
견세성과 강서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차례대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그들을 바라보는 탓에 장내가 일시에 조용해졌다.
조운 역시 침묵을 지키고 있었지만 사람들과 다르게 힘없이 늘어져 있다는 표현이 더 알맞았다.
견세성은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차분하게 말했다.
“조운, 오늘 새벽 이곳에서 지전을 태울 때 달리 수상한 점은 없었는가?”
조운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영창백이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는 조운을 향해 다리를 들어올렸다.
“대감, 성급하게 굴지 마시오!”
발길질하려고 달려드는 영창백 앞을 견세성이 황급히 가로막았다.
순간 멈칫한 영창백이 다리를 거둬들이려다가 실수로 견세성의 허리를 툭 하고 차버렸다.
아픔을 꾹 참은 견세성이 수염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대감, 일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 조운을 다치게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견 대인, 이 여자의 태도를 보십시오! 부인을 죽인 것이 아니라면 어찌 아무 말 못하고 있겠습니까? 살인 누명을 쓰고도 얌전히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답니까? 흉수이기 때문에 아무 말 못하는 것이겠지요!”
영창백은 완전히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듯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노발대발 소리를 질렀다.
“그렇지 않습니다.”
견세성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천천히 조운을 바라봤다.
그녀는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맞지 않게 머리카락 군데군데가 이미 희끗해져 있었다. 초췌한 얼굴에 생기 없이 탁한 눈동자, 기운 없이 축 처진 어깨가 마치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한 촛불 같아 보였다.
“무엇이 아니라는 말입니까……?”
“억울하게 살인의 죄를 뒤집어쓰고도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짜 흉수를 보호해주고 싶을 때 또는 이미 절망과 해탈의 마음으로 이생에 미련이 없을 때…….”
견세성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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