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화. 들통 (2)
짧고도 미묘한 침묵을 깨고 욱근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오해가 아니지요? 때리고 싶은 만큼 때리십시오.”
그의 얼굴은 평온하기 그지없었지만 속으로는 수백 수만 개의 꽃망울이 한꺼번에 터지듯 벅찬 감동에 젖어 있었다.
그는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아서의 마음에 그가 있다는 사실을.
강서는 뒷걸음질을 치며 그의 품에서 벗어나 허겁지겁 방을 빠져나왔다.
아만은 자귀나무 그늘 아래서 자귀나무 꽃을 하나 주워들어 이우의 귀에 꽂아주고 있었다.
강서가 밖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보고 아만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씨…….”
“돌아가자.”
강서는 괴수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뒤를 돌아보면 그의 품 안으로 떨어져 산 채로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강서와 아만이 대문 밖으로 사라지자 이우가 왕왕 부르짖었다.
부엌에서 뛰쳐나온 용담이 훤히 열려 있는 대문을 황망하게 바라보다가 돌계단에 멍하니 서 있는 주군에게 시선을 주었다.
“주군, 강 소저께서 왜 황급히 가버리신 겁니까?”
욱근은 용담의 물음을 깡그리 무시하고 실없는 미소를 지으며 대문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입을 맞췄는데도 맞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가버리면 내일은 안 오겠지?’
욱근이 입에 걸린 미소를 싹 지웠다.
얼른 아서에게 혼인을 승낙 받는 것이 시급했다.
‘좀 더 분발해야지.’
“여칠 형님, 돌아오셨습니까?”
그때 강담이 대문 앞에 나타났다. 욱근을 발견한 그가 반색을 하며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형님, 이틀 동안 어딜 다녀오신 겁니까?”
“강 아우 왔는가?”
욱근이 감정을 추스르며 계단을 내려왔다.
가까이서 욱근의 꼴을 확인한 강담이 놀라며 소리를 꽥 질렀다.
“아니 형님! 이게 무슨 꼴입니까? 누구랑 싸우기라도 하신 겁니까?”
그제야 환자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한 욱근이 태연스럽게 연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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