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너희가 아니면 또 누가 있어!
날이 어슴푸레 밝아 왔다.
이미 일어나 소세(*梳洗: 머리를 빗고 낯을 씻는 일)를 마친 청옥과 함옥은 뜰 청소까지 마치고 오전 수업을 받으러 갔다.
기분이 좋았던 함옥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청옥에게 말했다.
“서아 낭자 정말 좋은 사람 같지? 분명 우릴 도와주려는 거면서 꼭 자기가 도움을 받는 것처럼 이야기하잖아.”
청옥도 마주 웃으며 대답했다.
“좋은 사람이지. 하지만 주인의 말이 없이는 서아 낭자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거야.”
함옥이 청옥을 향해 얼굴을 찡그렸다.
“은근히 돌려 말하지 않아도 돼. 나도 누구에게 고마워해야 하는지 정도는 안단 말이야.”
그리고 다시 두 사람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해야 할 일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가 있지 않은가? 꼭 먹구름이 잔뜩 낀, 절망스러운 날만 있다가 한 줄기 서광을 만난 듯했다.
청옥은 생각했다.
‘그래, 아직 세상이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니었어.’
청옥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에 편견을 가지지 말라고 전부터 네게 이야기했었잖아. 스승님께서 지 사저를 데려가신 건 사저와 관계없는 일이야. 그리고 스승님께서도 그렇게 가시고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실지 어떻게 아셨겠어?”
능운진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함옥의 어깨가 금방 축 늘어졌다.
“난 아직도 스승님께서 떠나시기 전에 우리에게 얼마나 잘 해주셨는지 다 기억하는데. 그리고 가시면서 주변 분들에게 우릴 잘 살펴달라고 당부도 하셨잖아.”
그러나 이미 떠난 사람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그 후로 능양진인이 권력을 잡았고, 화옥이 세력을 거머쥐며 사람들은 천천히 능운진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게 되었다.
함옥의 기운 빠진 모습에 청옥이 화제를 돌렸다.
“아, 서아 낭자가 준 벌레퇴치용 환약은 챙겼어?”
“챙겼어.”
함옥이 허리에 걸어두었던 주머니를 끌러서 청옥에게 보였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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