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화. 대인, 살려주십시오
루안의 입가에 한 가닥 웃음기가 돌았다. 마치 조롱하는 것 같았는데 일순간에 그 미소는 사라져서 능양진인은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착각할 뻔했다.
“이런 비약은 궁에만 있습니다. 보통 첩자에게 사용해서 반란을 막는 데 쓰지요. 월월홍이라고 하는 이유는 매달 해독제를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해독제를 먹지 않으면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그의 설명을 따라 능양진인은 굽실거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눈에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예, 예, 예. 대인의 말씀이 정확합니다. 이 약을 아시면 혹시…….”
루안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이 약이 첩자에게 쓰이는 이유는 다른 사람은 해독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능양주지가 이런 독을 먹었다면 죄송하지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능양진인의 입이 벌어지고 눈에선 희망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녀가 중얼거리듯이 반문했다.
“해독제가 없습니까?”
능양진인의 머릿속에서는 온갖 생각이 휘몰아쳤다.
‘그러니까 결국엔 죽게 된다는 거야? 그럼 이것들을 뭐 하러 돕는담? 차라리 옥비의 말을 듣는 게 낫지 않나? 하지만 그것도 안 돼! 안 그래도 궁에서 자손을 얻기 힘든데 전에 현비의 일도 있었으니, 이번에 신비마저 사고가 나면 분명히 엄중하게 조사할 거야. 내가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겠어, 일을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들키면 바로 죽는 거야!’
결국엔 모두 죽을 길인데, 그럼 뭣 하러 이런 인간들과 얽혀 힘을 뺀단 말인가? 차라리 낙영각으로 돌아가 즐겁게 한 달을 보내고 죽을 때 시원하게 죽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능양진인이 밖으로 나가려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주지, 잠깐 기다리십시오. 어딜 가려는 겁니까?”
능양진인이 고개를 돌리며 넋이 나간 듯이 말했다.
“가서 죽을 날이나 기다려야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루안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를 보는 순간, 어두컴컴했던 후전이 다 밝아지는 것 같았다.
루안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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