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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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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중요한 단서

135화. 중요한 단서

대장공주가 다시 제 얼굴을 감싸 쥐며 외쳤다.

“이 고모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아요!”

그러며 공주는 속으로 생각했다.

‘울면서 이야기까지 풀어야 하는데, 내게 그런 고명한 연기 기술이 있을 리가 있는가.’

합이라도 맞춘 듯, 마침 안으로 들어온 매고고가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공주마마께서 예를 갖추지 못하신 것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마마께서 너무도 큰일을 당하시어 마음이 상하여 그런 것이옵니다. 지난 삼 년간 단 한 번도 조방궁을 떠난 적이 없던 공주마마가 아니셨습니까? 그런데도 마마께서 이리 큰 모욕을 당하시다니, 폐하……!”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머리가 다 쪼개질 것처럼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던 황제는, 드디어 매고고의 말 속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누가 고모님을 괴롭히기라도 한 것인가? 어찌 된 것이야? 누가 감히 고모님을 모욕한단 말이냐?”

황제 앞에 엎드린 매고고가 울며 말했다.

“정녕 모르시는 것이옵니까, 폐하? 폐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으면 강왕비께서 공주마마께 어찌 그리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강왕부에 찾아가 강왕비께 인사를 올리지 않은 이유뿐이옵니다, 폐하. 그러나 이는 폐하께서 직접, 공주님은 그런 일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허락하신 일이 아니시옵니까?”

“…….”

침묵하던 황제가 물었다.

“숙모님께서 무엇을 하신 것인가?”

더듬더듬 울음을 참아가며 있었던 일을 들려준 매고고는, 이야기를 마치며 쓰러지듯 앞으로 엎어져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나 눈물이 흐르는 눈가를 어르는 그녀의 내심은 겉모습과는 영 딴판이었다.

‘몇 년간 기술을 안 썼더니, 연기가 전만큼 안 되는구먼!’

한편, 매고고의 이야기에 황제는 어찌 된 상황인지 깨달았다.

“조경 장군 부인이 조방궁에 무속의 죄를 뒤집어씌울 흉계를 꾸며 고모님을 해하려 했다, 이 말인가?”

매고고가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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