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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5화. 의원을 찾아오다

985화. 의원을 찾아오다

그렇게 잠이 든 남궁월은 해가 높게 떴을 때가 되어서야 깨어났다. 창문 격자 사이를 뚫고 방안에 들어온 금빛 햇살이 방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내실 안 동정을 느낀 백훼가 얼른 문발을 걷어내고 안으로 들어와 보고를 올렸다.

“세자비, 주흥 집사가 사람을 파견해 조사해 봤습니다. 요 이틀간 엽 소저는 매일 오전마다 성 밖 다관에서 차를 나누어 주는 일을 도왔고, 이틀 전에는 유랑민 무리에게 가서 다관에 와서 냉차 좀 마시고 가라 했답니다.

그런데 거기 있던 유랑민 중 대여섯 살쯤 된 여자아이가 심하게 병을 앓고 있길래, 엽 소저가 좋은 마음으로 그 아이를 잠깐 돌봐줬다고 합니다. 사람들 말로는 그때 그 아이도 고열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였답니다.”

남궁월은 가늘게 눈을 뜨고 곰곰이 생각해 봤다. 보아하니 십중팔구 엽의리는 칠일진에 걸린 환자와 접촉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뒤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지 않은 채 생각 없이 소용옥에게 병을 옮긴 것 같았다.

이내 남궁월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문제는 엽의리가 아니라 바로 그 칠일진에 걸린 여자아이였다.

칠일진은 아이들 사이에서는 전염성이 아주 강했기에, 제대로 막지 못하면 낙월성이 크게 혼란스러워질 수 있었다.

남궁월은 백훼에게 주흥을 서재로 불러오라고 분부했다.

* * *

대충 단장을 마친 남궁월은 식사할 생각도 않고 곧장 앞뜰로 갔다.

주흥은 이미 서재에 도착해 있었다.

남궁월은 단도직입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뒤 지시를 내렸다.

“……지금은 칠일진이 더 이상 더 확산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야. 어떻게든 이틀 전 성에 들어온 유랑민들을 전부 다 찾아 반드시 이동을 제한해야 해. 특히 유랑민들 사이에 있던 아이들은 다른 장소를 마련해 따로 격리해야 하고.

성안에 있는 의원들을 데려와 아이들을 진찰하게 하거라. 며칠 관찰해 보고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되면, 그때 다시 놓아주고.”

주흥에게 지시를 마친 남궁월이 이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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