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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화. 끄나풀 (1)

841화. 끄나풀 (1)

월벽거에서 생긴 큰 동정에 자연스레 왕부의 다른 사람들까지 크게 놀랐다.

소방 씨는 녹색 치마를 입은 어린 여종의 보고를 받자마자,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탁자를 탕 내리치며 버럭 성을 냈다.

“정 어멈, 고것이 아주 간덩이가 단단히 부었구나! 감히 비아의 은자에 손을 대?”

하인들은 일을 하면서 남몰래 약간의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이건 주인이나 하인이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끝없는 욕심을 부리며, 감히 주인을 기만하는 건 극도로 괘씸한 짓이라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정 어멈을 소비의 집사 어멈으로 지목해 줬던 때가 떠오르자, 소방 씨는 화가 나 이를 바득바득 갈며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러자 어린 여종은 재빨리 물러갔다.

소방 씨가 차가운 목소리로 옆에 있는 제 어멈에게 말했다.

“내 그토록 정 어멈을 신임하고 비아의 거처를 관리하게 맡겼건만, 감히 이런 식으로 내게 보답할 줄은 몰랐다!”

간악한 노비 정 어멈을 떠올리자, 소방 씨는 괘씸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부인, 그런 소인배 때문에 화내지 마십시오.”

제 어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방 씨를 위로했다.

“어쨌거나 정 어멈 일가의 노비 문서는 왕부에 있으니, 부인의 손을 벗어나진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소방 씨가 흥 하고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는 이렇게 쉽게 정 어멈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소방 씨는 가느다랗게 눈을 뜨며 속으로 결단을 내렸다.

소방 씨의 표정을 본 제 어멈은 이번에 정 어멈의 일가가 천수를 다하지 못하리란 걸 바로 알아차렸다.

세상은 원래 이렇게 돌아갔다. 한 사람이 영광을 누리면 나머지 가족도 다 같이 영광을 누리고, 한 사람이 모욕을 받으면 나머지 가족도 다 같이 모욕을 받는 법이었다.

정 어멈이 한창 잘 나갔을 무렵, 그녀의 가족들도 꽤나 덕을 봤고, 딸 류소도 좋은 인연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 어멈이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그녀의 가족도 그와 똑같은 결말을 맞게 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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