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창피함을 모르다
남궁월이 남궁옥의 귀에 대고 소혁을 가리키며 소개했다.
“큰언니, 이분은 극단 제자인 소어라는 분이신데, 아직 배우는 단계라서 무대엔 오르지 못하셨대요. 제가 아까 화원에서 이분이 연기하시는 걸 보았는데, 아주 재미있게 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언니와 함께 보고 싶었어요.”
소어가 극단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남궁옥은 그제야 안심했다. 극단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어쨌든 왈패일 뿐, 더는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아주 잠깐 마음이 뒤숭숭했던 남궁옥은 곧바로 원래의 그 단정한 대갓집 규수의 모습으로 돌아와 미소 지었다.
“그래, 월이 네가 좋다니, 함께 보자.”
“그럼 우리 연못가로 가서 봐요.”
남궁월이 남궁옥의 팔짱을 끼고 연못 부근으로 갔다. 하늘하늘 휘날리는 옷자락을 정돈하고 연못 가장자리에 앉은 남궁월이 턱을 들며 분부했다.
“소어, 시작해 보세요.”
그녀는 원래 이를 계기로 모욕감을 느낀 소혁을 사라지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소혁은 오히려 그녀보다 더 들떠서 애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소녀의 부끄러운 솜씨나마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는 곧 <상부인(湘夫人)>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곤 노래뿐만 아니라 그녀 주위를 돌면서 나풀나풀 춤을 추었는데, 아주 생생하고 실감나게 연기를 해서 꽤 그럴듯했다.
“원수(沅水)에는 구릿대가 피고, 예수(澧水)에는 난향이 나건만, 임을 그리면서도 말조차 못하고…….”
소혁이 긴 천으로 된 덧소매로 가볍게 얼굴을 쓸어내리자, 절색의 미모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의 말투는 부드럽다가도 경망스럽게 변했으며, 일순 표독스럽게 바뀌었다. 그의 말투가 바뀔 때마다 그를 보는 남궁월의 눈빛 또한 함께 시시각각 변했다. 마음껏 기량을 뽐내는 그의 연기에 남궁월은 소름이 다 돋았다.
“……시간을 잡을 순 없으니, 잠시 자유로이 거닐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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