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9화. 안정성에서 보내온 서신
이렇게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1시)가 지나자, 화미는 두 주인들에게 점심을 드시라 말하려고 문발을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때, 수비부에 불청객이 도착했다. 문지기가 보낸 이가 손형일이 왔다고 보고한 것이다.
백훼는 며칠 전에 머지않아 손 소저가 문안 인사를 올 거라던 세자비의 말이 떠올랐다.
잠시 후, 하얀 옷을 입은 손형일이 어린 여종의 안내를 받으면서 천천히 방으로 들어왔다.
손형일은 남궁월과 한기하를 향해 우아하고 단정하게 예를 표했다.
청아한 미가 돋보이는 손형일의 작은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손 소저, 예를 거두도록 해요.”
남궁월은 예의를 차리며 손을 들고 손형일에게 앉으라는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한기하는 예의 바르게 허리를 굽혀 똑같이 예를 표하며 화답했다.
그날 한기하와 손형일은 수비수에서 불쾌한 기분으로 헤어진 뒤, 다음 날 상병영에서 다시 우연히 만났었다.
당시 손형일은 조용히 한기하에게 다가가 그때는 잠시 자신이 정신이 어떻게 됐는지, 외곬으로 생각했었다고 미안했다고 사과했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어도 한기하는 기분이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손형일이 잡념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기하는 세상을 떠난 손수능과 손 부인을 생각하니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온 일가가 충성스러웠던 손씨 가문에 손형일의 행동거지가 옥에 티처럼 남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한기하가 손형일을 깊이 사귀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어도, 손형일은 어쨌거나 충렬(忠烈)의 후손이기 때문에 예의 있게 대해 줘야 했다.
손형일도 한기하가 자신을 소원하게 대하고 있단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스스럼없이 한기하를 대하며, 한기하의 맞은편에 앉아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만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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