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7화. 논공행상 (1)
그 노인의 뒤에 줄 서 있던 노부인도 식량을 받더니, 대화하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희 집에는 아직도 저번에 나누어 주셨던 밀가루가 좀 더 남아 있습니다. 이따가 돌아가면 옥수수 가루를 섞어서 와두(*窩斗: 옥수수 가루나 수수 가루 따위의 잡곡 가루를 원추형으로 반죽해서 찐 음식)를 빚어 만들 건데, 그 정도 양이면 저희 식구가 닷새 동안은 충분히 먹을 겁니다. 이게 다 인자하신 세자 덕분이지요.”
노부인은 얼굴 주름이 깊어질 정도로 활짝 웃으면서 기뻐했다.
그녀가 앞에 있는 노인보다 더 자세하게 대답한 준 덕에, 관어백은 그 말을 듣고 속으로 대략적인 셈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안정성이든 영가성이든 식량 비축이 큰 문제였다.
관어백은 안정성의 곡물창고 기록을 본 적이 있었다. 식량은 한 달까지 보관할 수 있는 데다 조량(*粗糧: 옥수수, 수수 등의 잡곡) 위주로 보관이 되어 있으며, 세량(*細糧: 밀가루, 쌀)은 2할 정도 보관되어 있었다.
그동안 안정성에서는 매번 식량을 배급할 때마다 거의 세량부터 우선적으로 배급했는데, 관어백은 그 방법이 상당히 알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량은 매우 귀했으며, 조량은 식감이 거칠고 비교적 뻑뻑했다.
관어백은 속으로 계산을 해 봤다.
저번에 식량 배급 기준으로 헤아려 보니, 각 집마다 아직 밀가루가 남아 있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이번에 옥수수 가루와 수수 등의 조량을 위주로 나누어 주면, 아까 노부인이 말한 것처럼 밀가루와 섞어 와두를 만들어 배를 채울 수도 있는 데다 식감도 훨씬 부드러울 것이다.
그런 뒤 닷새 후에는 조금 더 세량을 나누어 주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닷새를 기준으로 식량을 배급하면, 전보다 더 안정성의 재고 식량을 관리하기에도 좋았다.
우선은 이렇게 하고, 나머지 성에 있는 식량들은 좀 더 양이 모이면 그때 다시 계획을 짜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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