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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혼인한다, 안 한다 (2)

34화. 혼인한다, 안 한다 (2)

묵자는 구수운이 자신에게 차를 따라준다고 해서 그녀를 절대 얕볼 수가 없었다. 구수운이 환복이나 목욕처럼 자질구레한 일에 시녀들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시녀에게 먼저 차까지 따라주지는 않았다.

구수운은 혼인처럼 중요한 일에 관심을 두기보단, 이런 사소한 데 신경 쓰며 시녀들을 대우해주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구수운이 평범한 규수들과 다른 점이었다. 구수운이 마음만 쓰면, 단순한 시녀들은 감복하여 구수운을 위해 어떻게든 머리를 굴릴 터였다.

신분이 고귀한 사람들은 그 위치에 걸맞게, 아주 사소한 일에도 겸손해야 했지만, 시녀에게 차를 따라주는 아씨가 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구수운은 기꺼이 자세를 낮추곤 했다. 이것이 모두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견식을 넓히고, 사람에게 환심 사는 법을 배운 덕분이었다.

묵자는 처음부터 일꾼의 마음가짐으로 구수운을 위해 일을 했다. 하지만 구수운이 이런 주인인 데다 자신이 편안하게 의지할 곳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묵자는 서서히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접고, 더 나은 살길을 찾으려 애썼다.

묵자는 감사 인사를 건넨 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찻잔을 꼭 쥐었다. 천천히 차를 마시자, 자신의 비천한 신분에 대한 불안감이 모조리 사라졌다.

그녀를 지켜보던 구수운은 생긋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들었다.

“아씨, 안녕히 주무셨어요.”

이때 복도에서 다급하고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녹국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묵자야, 왜 우리를 깨우지도 않은 거야?”

백하가 웬일로 불안해하며 말했다. 수년간 구수운을 모셔오면서, 처음으로 늦잠을 잔 것이었다.

“아씨, 둘이서 아씨 걱정에 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그래서 제가 이번 한 번만 대신 당직을 선 거예요.”

묵자는 농담조로 두 사람을 감싸주었다. 묵자는 언제 농담을 하고, 언제 진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쓸데없는 걱정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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