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오라버니, 인사받으세요 (1)
평범한 옷 하나로 묵자는 중요한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그리고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들은 녹국이 씩씩대며 손을 놓았다.
“색도 다 바랬네. 내가 새로 한 벌 해줄게. 외간 사람들이 보고 웬 거지가 나타났나 하겠다.”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지.”
묵자가 오른손으로 소맷자락을 만졌다.
“박음질이 뜯어져서 손을 보긴 해야겠다.”
“해진 게 좋으면, 녹국이에게 낡은 천으로 옷 한 벌 해달라고 해. 매번 그것만 입을 순 없잖아.”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니, 백하는 다시금 세심한 여인으로 돌아왔다.
“이 모양이 마음에 들어.”
묵자가 좁은 소매통을 펄럭이며 말했다.
두 개의 푸른 옷깃이 덧대어진 회색 웃옷과 회색 바지, 거기에 아주 낡은 검은색 신발까지. 자세히 보니, 묵자는 사내종 차림을 하고 있었다.
녹국이 다가와 예쁘게 틀어 올린 묵자의 머리를 풀어주었다. 뒤이어 그녀는 곱게 빗어 높이 올린 머리를 희끄무레한 두건으로 감싸주었다. 얼굴에는 어두운 분을 칠하고, 먹으로 묵자의 얇은 눈썹을 두껍고 매섭게 채워주었다. 그리고 앵두처럼 붉은 입술에는 분을 칠해 혈색을 죽였다. 백하 또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녀는 봉선화 물과 먹을 섞어 묵자의 왼쪽 뺨 아래에 동전만 한 크기의 점 두 개를 그려 넣었다. 마치 붉은 반점처럼 말이다.
잠시 후, 묵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범한 사내종으로 변신했다. 잘생겼다고 말하기엔 얼굴에 난 두 개의 점이 흠이었다. 수려하다고 말하기엔…… 아니, 그렇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터였다. 그저 어느 정도 멀쩡하게 생긴 사내로 보였다.
눈이 마주친 백하와 녹국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리며 묵자를 향해 몸을 만으로 굽혔다.
“오라버니, 인사받으세요.”
앞뜰에 나온 묵자가 소의를 불렀다.
“녹국아, 네 분장 솜씨가 날로 대단해지네.”
소의가 동그랗게 뜬 눈으로 묵자를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그러자 녹국이 겸손하게 묵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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