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화. 전구에 전기가 없네
묵자는 슬쩍 곁눈질로 훔쳐보았다가 소영의 낯빛이 칠흑같이 어두워진 것을 보았다.
‘우와, 구수운은 지금 완전 자신의 성격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무슨 말이든 감히 다 던져대는구나.’
“화리를 하고 싶다면 내가…….”
소영이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
“죽어야겠지.”
구수운이 그제야 소영을 쳐다봤다. 몹시 놀라는 기색이 구수운의 눈동자를 스쳐 지나갔다.
“비록 세 사람이 다 힘들어진다고 해도요?”
“내가 다른 사람이 뭘 하든 신경 써야 하나?”
구수운을 자유롭게 놓아주면 소영 자신이 제일 괴로울 터였다.
묵자의 정신 활동이 다시 가동됐다. 소영도 본성을 드러낸 것이다. 이 사람은 전부인 둘을 보낸 전적이 있는데 어떻게 호락호락한 사람일 수 있겠는가?
평소에 소영는 책이나 읽는 서생의 모습이지만, 묵자가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는 소씨 가문 중에서 가장 성가신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도 한결같이 할머니와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있고, 상도에서는 최고 인재라는 칭호도 머리에 얹고 있으니, 솜씨가 이만저만 좋은 것이 아닐 것이다. 금기서화 이런 것들은 구수운만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취미들인데, 사실 본성은 아주 완고하고 비열한가?’
“소영, 당신이 날 놔주지 않으면 영고재를 발칵 뒤집어엎어서 금사를 내쫓고 금사 소생의 남매는 다시는 중요하게 여기지 못하도록 할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구수운은 속으로 한탄했다. 결국 자신이 악랄한 수법을 쓰도록 몰아붙이는 건가?
“묵자야.”
소영이 전구(*전구(灯泡)에는 연인 사이에 눈치 없이 끼어있는 사람, 들러리라는 뜻이 있다.)를 부르자, 전구는 전기가 없는 척했다.
“당신이 묵자를 불러서 어쩌려고요?”
구수운은 다른 사람이 자기 사람에게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이 못마땅했다.
“묵자야.”
계속해서 묵자는 못 들은 척하고 있었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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