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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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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53화. 총애를 받고 뇌물을 받다 (5)

53화. 총애를 받고 뇌물을 받다 (5)

검은 가면의 사내에게서 영식을 거둔 당염원은 옥으로 된 병 하나를 꺼내 그대로 사내에게 건넸다.

“소음단(少陰丹)이다. 수음(水陰) 속성 공법을 수련한 자가 병목을 돌파하는 것을 돕고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해 주며 수련의 경지를 더욱 공고히 해 주지.”

당염원은 단약의 품급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가 조제한 단약은 이미 이곳 세계의 품급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모두 적어도 천품 이상의 것이었고, 그 품급을 헤아릴 수 없었다.

검은 가면의 사내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답했다.

“이게 무슨 뜻인지요.”

“뇌물을 주는 거다.”

검은 가면의 사내는 손을 뻗어 옥병을 받아들고 옷 속 품 안에 넣었다. 이내 그가 떠다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모님께선 다치지 않으셨습니다.”

당염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주인님께 전할 말이 있으시다면 제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당염원은 두 눈을 빛내면서 읊조렸다.

“고홍이 보고 싶어. 고홍이 만든 음식을 먹고 싶어.”

그러다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얼른 돌아갈게요.”

사내의 검은 가면이 살짝 아래로 움직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소인의 이름은 설진(雪津)입니다.”

그러곤 뒤이어 빠르게 사라지더니 자취를 감추었다.

전창전은 소리 없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두 사람 간의 간단한 대화와 당염원의 표정에서 그는 많은 사실들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이미 어느 집안으로 시집을 갔고, 고홍이라는 사내에게 깊은 연모의 감정을 갖고 있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름을 듣자마자 온 얼굴로 반응할 수 있단 말인가?

“쉬잇쉬잇!”

그때, 줄곧 당염원의 곁을 지키던 뱀 괴물이 울기 시작했다.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서 핏빛이 반짝였고, 기대에 가득 찬 듯 군침을 흘리며 당염원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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