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화. 아직 보지 못한 열 폭의 두루마리 그림 (3)
“경홍선자, 설연존주. 이게 대체 무슨 행동이십니까?”
상공현은 모용치순보다도 실력이 떨어졌다. 그러니 맞서고 싶더라도 일단은 화를 억누르고 좋은 말로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당염원이 상공현을 힐끔거리다 다시 주선을 쳐다보았다.
사실 당염원과 사릉고홍은 정말로 바깥이 소란스러워서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상공현이 주선에게 손을 쓰려는 것을 보았다. 당염원은 마음이 조금 불쾌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비록 미세한 변화였지만 그것을 감지한 사릉고홍이 바로 손을 썼던 것이다.
주선과 당염원은 주종 관계가 아니라 대부분 협력자의 위치에서 관계를 맺었다고 볼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이 함께한 시간도 짧지 않았다. 적어도 당염원은 주선에 대한 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니 완전히 낯선 사람인 것처럼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수람 등의 사람들처럼 중시하는 건 아니었다. 말하자면 좋아하지도, 또 싫어하지도 않는, 그럭저럭 괜찮은 관계였다.
하지만 당염원은 이런 감정이 자신이 주선을 벗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주선은 내 손님이에요. 당신은 내 손님을 붙잡고 있고요.”
당염원이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이 말에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자기 사람을 얼마나 끼고도는지를 알아챌 수 있었다.
상공현의 낯빛이 새파래졌다. 주선 저 녀석은 대체 어떻게 저런 흉인들에게 빌붙은 거야!
주선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그는 당염원이 이렇게 자신을 편들어 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본래 그는 당염원과의 거래 때문에 판돈을 걸었다. 거래를 맺은 이상 당염원은 당연히 그가 이렇게 잡혀가 살해당하는 꼴을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한쪽에 있던 번언이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칭찬이 담긴 미소를 드러냈다. 이 두 사람이 있다면 상공현이 주선을 잡아가고 싶어도 절대 불가능했다.
이때 한 여인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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