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화. 팔지 않으면 빼앗겠어 (1)
수람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도 네가 덤벙대는 걸 아니?”
수람은 원묘록에게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롭게 말했다.
원묘록은 퍽 난감했다. 분명 자신은 수람보다 나이가 많았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보다 점점 더 어려지는 느낌이 드는 걸까?
“아우! 아우!”
그때 홍려 뱀 괴물의 모자 위에 앉아 있던 녹녹이 작은 소리로 울었다. 녹녹의 목소리는 한껏 신이 나 보였다.
[홍려야, 이 형님이 옷 사 줄게!]
“…….”
그러자 홍려의 분신인 뱀 괴물은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가다가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잠시 후 퍼뜩 정신을 차린 홍려는 쉬잇쉬잇 하고 몇 번 울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둘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녹녹의 말이 홍려를 기분 좋게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뱀의 표정이 저토록 어색하고 이상하게 일그러질 리가 없었다.
“킥.”
그때 엽목향의 어깨에 엎드려 있던 백려가 녹녹과 뱀 괴물을 바라보며 여우눈을 치켜뜨고 사람 같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곧바로 홍려의 주의를 끌었다. 이에 홍려는 뱀눈을 부릅뜨고 백려를 노려보았다.
“쉬잇쉬잇!”
[한동안 안 싸웠더니, 네놈의 여우 가죽이 또 근질근질한가 보지?]
“끽끼익끽!”
백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엽목향의 어깨 위에서 홍려를 향해 앞발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날카로운 발톱이 전부 모습을 드러내면서 햇빛 아래에서 섬뜩한 빛을 번쩍였다. 이는 날카로운 칼날보다 더 무섭게 빛났다.
[쳇! 누가 누굴 무서워해?! 망할 뱀 같으니, 네놈의 뱀 가죽을 벗겨서 다른 사람에게 옷을 만들어 주는 것도 꽤 괜찮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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