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천하 통일, 염홍의 전기 (3)
햇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하늘에서 가느다란 가랑비가 내리더니 빛을 받은 빗물이 일곱 가지 빛깔을 드러냈다.
한 사내가 한 여인을 안고 천천히 걸어왔다. 가랑비가 희뿌옇게 내리고 있지만 빗물은 두 사람의 몸에 단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환상적인 두 사람의 모습이 한층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분명 두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지만, 잡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아득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물안개가 몽롱한 것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하국 황궁에서 무릎을 꿇은 백성들은 넋을 잃고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수람 등 사람들 역시 표정이 약간 흐리멍덩했다. 엽씨 자매는 입을 헤 벌리고 두 사람을 바라볼 뿐, 평소의 말 많던 모습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원제민 등 역시 복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괴보는 이쪽저쪽의 반응을 지켜보며 음흉하게 웃다가 별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것, 참. 이렇게나 수용 능력이 떨어지다니, 본 공자처럼 침착한 사람은 하나도 없잖아?
“비 맞는 게 좋아?”
그때 한 여인의 청아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퍼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수람은 자신을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그만 가랑비를 막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 탓에 입고 있던 옷이 어느새 빗물에 젖어 버리고 말았다.
수람은 곧바로 엽씨 자매와 목령아를 보았다. 엽씨 자매는 백려가 세심하게 비를 막아 준 덕분에 괜찮았지만, 목령아는 아쉽게도 그런 운이 없었다. 그래서 목령아도 수람과 마찬가지로 머리카락과 옷이 젖어 피부에 달라붙어 있었다. 두 사람의 낭패한 모습을 본 엽씨 자매는 체면치레 없이 곧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엽목향은 백려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역시, 백려밖에 없어.”
엽연교 역시 백려의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다음에 맛있는 거 많이 줄게!”
“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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