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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선처

“온전한 신체와 자유로운 삶은 그녀가 지금껏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썩은 내를 풍기던 몸과 가면으로 가려야만 했던 문드러진 얼굴은 더 이상 없었다. 눈을 뜨니, 거울 속엔 꽃다운 열여섯의 아리따운 여인만이 있을 뿐! 상림당가의 서출 둘째 딸 당염원의 몸에서 깨어난 그녀는 이복자매를 대신해 무시무시한 소문들을 달고 다니는 괴물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는 열두 명의 아내를 배 속에 삼켰다는 끔찍한 괴물은 없었다…. 그저 신비로운 분위기의 아름다운 남자, 설연산장의 장주 사릉고홍만이 있을 뿐이었다. 천성적으로 독을 내뿜어 아무도 곁에 둘 수 없었던 사릉고홍에게, 독을 도리어 약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특이한 체질의 당염원은 그토록 기다려 온 유일무이한 존재다. 하나, 전생에서 늙은 괴물에게 노예처럼 부려졌던 당염원은 그저 자유만을 갈구하는데…. 사릉고홍에게서 흘러나오는 독의 기운을 흡수하여 힘을 모아 이곳에서 탈출하고 마리라! 그때까진 그저 얌전히 그의 곁에 있어야만 한다. 그것이 이 세계, 약육강식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더없이 상냥한 사릉고홍에게 마음이 가고 마는데…. 처음으로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 당염원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원제: 莊主有毒之神醫仙妻

수천철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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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 Chs

127화. 각자의 길 (3)

127화. 각자의 길 (3)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변했다.

의부가 죽었고, 의모도 사라졌다. 사릉가의 주인이 바뀌었고 당염원은 사릉고홍과 혼인을 맺어 세상 사람 모두가 아는 사릉 가문의 주모가 되어 사릉고홍의 총애를 받았다.

아니!

이러면 안 돼!

의부님의 계획대로라면 이럴 순 없다! 그녀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하물며 사릉고홍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도 사라졌다. 무엇 때문에, 대체 무엇 때문에 당염원은 본래 내 것이었던 모든 것을 앗아간 거지? 어떻게 나만 이런 결말을 맞이하는 거야?!

“고홍을 만나게 해 줘, 고홍이를 만나야겠어!”

고석안은 다시 울부짖기 시작했다. 잔뜩 쉰 목소리는 듣기가 힘들었다.

“고홍을 만나게 해 줘, 고홍을…….”

“석안 아가씨.”

그때 부드럽고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석안은 두 눈에 다시 초점을 되찾고 정신을 가다듬은 뒤 소리가 나는 곳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햇빛 아래서 천천히 걸어오는 푸른 옷을 입은 여인은 다름 아닌 주묘랑이었다.

고석안은 즉시 의자에서 일어나 주묘랑을 향해 급히 달려갔다. 그러곤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말했다.

“고홍은? 고홍이 나를 만나겠다고 해서 나를 데리러 온 거야?”

주묘랑은 그녀에게 잡힌 손목이 아팠지만 손을 뿌리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석안 아가씨,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 이렇게 집착만 하고 깨닫지 못하면 결국 아가씨만 다칠 뿐입니다.”

바로 사흘 전, 고석안은 깨어나자마자 보름날 밤에 일어난 일을 듣게 되었다. 그녀는 그 즉시 당염원과 사릉고홍이 사는 별채로 달려가 순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당염원을 향해 욕을 퍼붓고 심지어 공격까지 했다. 만약 당염원에게 고여가의 영혼을 고석안에게 빙의시켜 ‘살게 해 주었다’는 옛정이 없었다면, 또 고석안이 당염원에게 사정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지금 고석안은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 있었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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