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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화. 임무 부여

413화. 임무 부여

방 안은 여전히 예전 그대로였고 아주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등불은 휘황찬란할 정도로 밝았고, 구석마다 숯 화로가 놓여 있었으며, 맑은 물까지 떠다 놓아 너무 덥지도, 건조하지도 않고 딱 좋았다. 임근용이 또 옆방에 가서 둘러보니 거기도 마찬가지로 아주 쾌적했다. 그녀는 방죽이 정말 성심성의껏 준비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수고 많았어, 준비를 정말 잘 해 뒀네.”

조마조마해하던 방죽이 그제야 안심하고 말했다.

“이소부인께서 좋게 봐 주신 거죠.”

그녀는 어린 시녀가 깨끗한 물을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팔을 걷고 임근용에게 다가가며 어린 시녀에게 지시했다.

“놔두고 가. 세면 시중은 내가 들게.”

어린 시녀가 얌전히 물러가자 임근용이 하얀 손을 물에 넣고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말해 봐.”

방죽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목소리를 낮추며 간략하게 요점만 말했다.

“대부인께서 그날 노태야께 꾸지람을 들으신 이후로 그다음날까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어요. 이소야께서 작별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도 휘장을 사이에 두고 몇 마디만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는 의원을 불러 처방을 받고 계속 약을 드시면서 안정을 취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칠석, 중추절, 중양절에만 얼굴을 비추셨고 가끔 노태야와 노부인께 문안을 드리러 가는 것 외에는 거의 밖으로 나오지 않으세요.”

임근용은 손을 씻고 다시 깨끗한 물로 바꿔 세수를 했다.

“그럼 지금 어머니께서는 집안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신 거야?”

방죽이 얼른 대답했다.

“그건 아니에요. 아직도 물품 구매의 대부분은 대부인께서 관리하고 계세요. 이부인께서 일부 물건의 구매와 창고 관리, 기타 잡일을 하시고요. 삼부인은 침방을, 삼소부인은 주방을 맡고 계세요. 지난달에 이노야께서 태명부에 다녀오셨는데, 듣자 하니 노태야께서 태명부에 채색비단 가게를 차리시려 한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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