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화. 엿듣다
만약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니라면 이렇게 급하게 그를 찾을 필요가 있었겠는가? 이게 이곳엔 은자 삼백 냥이 없다고 소문내는 거랑 다를 게 무엇이겠는가?
동양 군주는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 동제와 서진이 통혼을 통해 손을 잡고 영 나라를 대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난 단지 훤친왕세자비가 우리 두 나라의 동맹을 깨뜨리지 않길 바랐을 뿐이오!”
형부상서가 허허 웃음을 지었다. 이런 둘러대는 말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건 가능했겠지만 그한텐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보고 말해야 할 거 아닌가. 그는 전문적으로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사람이었다. 형부상서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이 그런 것 하나 변별할 능력이 없겠는가?
동양 군주가 이렇게 나오는 걸 보니 자백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동양 군주는 태자비였고 동제 척왕부의 군주였고 이 일을 두 나라의 관계에도 관련이 있었으므로 형부상서도 알면서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나라의 큰일을 망친다면 사건을 해결한 공로도 없이 오히려 죄를 짓게 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 점은 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황후마마께서 중독되신 일은 중대한 사건이기에 신도 소홀히 넘길 수가 없습니다. 서신은 있는 그대로 폐하께 올려드릴 것입니다. 이간을 시키는 일인지는 폐하께서 성단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본분을 다할 뿐이었다. 황제가 믿든 믿지 않든, 의심을 하든 안 하든 그건 황제의 일이었다.
그런데 그가 태자부를 나서자마자 누군가 암살을 시도했다…….
만약 황제에게 호위무사를 붙여달라고 하지 않았다면 그의 보잘것없는 목숨은 그대로 갖다 바쳐야 했을 것이다.
자객 네 명 중 하나는 죽고 하나는 다쳤으며 그는 별 탈 없이 무사히 서신을 들고 호위무사들과 함께 곧장 황궁으로 내달렸다.
인증과 물증이 확실했으므로 동양 군주는 궤변을 늘어놓을 기회도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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