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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화 정 씨의 비밀 (1)



175화 정 씨의 비밀 (1)

기창원은 주인이 없어도 여전히 사람들이 청소하고 관리했기 때문에 조용해진 것 외에는 그녀가 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위군맥은 기창원에 온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자세히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는 정강군왕부가 초국공부의 이 처소만 못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서운원은 더욱이 말할 것도 없었다. 그는 남궁묵을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당신을 고생시키는군.”

남궁묵은 깜짝 놀라 의아하게 말했다.

“또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겁니까?”

“나중에 내가 꼭 기창원보다 더 좋은 처소에서 살게 해주겠소.”

그제야 깨달은 남궁묵이 웃으며 말했다.

“여기가 좋긴 하지만 저에겐 별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다만…… 어머니가 생전에 지내던 곳일 뿐입니다.”

좋은 곳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남궁묵은 기창원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좋은 게 좋은 거긴 하지만,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녀는 딱히 가리는 것이 없었다.

위군맥이 말했다.

“그럼…… 무하는 어떤 저택이 좋소?”

남궁묵은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말했다.

“저는 저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예뻐도 담장에 둘러싸인 것뿐이지 않습니까. 아, 복숭아나무. 저는 복숭아나무 숲이 좋습니다. 정원에 복숭아나무를 가득 심고 꽃이 만개하면…… 꼭 무릉도원 같아 보이지 않겠습니까? 음, 복숭아꽃이 사계절 내내 피어 있으면 좋겠네요.”

가끔 남궁묵은 실현할 수 없는 환상을 꿈꾸기도 했다. 복숭아꽃 섬 같은…….

“무하가 좋으면 됐소, 기억하고 있겠소.”

남궁묵은 살짝 웃었다. 그냥 아무렇게나 한 이야기에 이렇게 진지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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