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화. 고약운이라고 사칭하다 (1)
먼저 방문을 나온 사람은 바로 고약운이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차분하고 단정했다. 물결 하나 일렁이지 않는 두 눈에서는 별다른 감정을 읽어낼 수가 없었다.
이내 온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고 소저, 외조부께선 어찌 되셨습니까?”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제가 말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더 낫겠죠.”
고약운의 낯빛을 확인한 온언이 긴장된 마음을 가까스로 억누르고는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강묵죽도 그 뒤를 따랐다.
“외조부, 어떻게 됐습니까?”
안으로 들어간 온언은 가부좌를 틀고서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강노를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실패했습니까? 외조부,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저희에게는 아직 용혈과가 있으니까요. 제가 외조부를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온언은 강노가 실패의 충격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줄 알고 서둘러 위로의 말을 건넸다.
미간을 찌푸린 채 무언가에 골몰한 듯한 강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언아 이 녀석.”
한참 뒤에야 강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멀뚱히 서 있느냐? 난 몸이 굳어서 일어설 수가 없는데, 얼른 와서 부축하지 않고 뭐 하는 게야?”
“예?”
온언이 서둘러 분부대로 강노를 부축해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외조부, 좀 어떠십니까? 치료에 실패했어도 괜찮습니다. 실패한 게 처음도 아니고요. 그러니 고 소저를 원망하지 마세요. 고 소저도 이전에 분명히 말했잖습니까. 외조부 체내의 독은 하루아침에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이니, 아직 두 날이라는 시간이 더 남아 있습니다.”
어찌 됐든 고약운은 운풍성을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기에, 온언은 외조부가 고약운을 원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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