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여종으로 삼다
“이름을 하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반이 고개를 들고 한지를 흘끗 쳐다보자,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한지는 기분이 조금 이상했지만 이런 이상함이 어째서 느껴지는지 알 수 없었고, 자신은 세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여종을 보면 피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왜 반감이 들지는 않는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문에서 기척이 들려왔다.
한지는 숨을 돌리고 고개를 돌렸다.
농금이 문 앞에 서서 그릇을 들고 쭈뼛쭈뼛 말했다.
“세자, 소인이 빙탕연와죽(氷糖燕窩粥)을 끓여왔습니다. 드시고 속을 좀 데우세요.”
2월은 따뜻해졌다가도 갑자기 추워지는 때였고, 속이 상한 채로 먼 길을 달려왔으니, 농금의 말에 한지는 정말로 속이 아파 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달달한 죽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담담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 돼.”
농금은 솔직한 아이였기에, 세자가 거절하자 붉어진 얼굴로 그릇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말을 더듬었다.
“세자, 그, 그럼 소인이 구기자죽을 가져오겠습니다. 공복에 차를 드시면 안, 안 좋습니다…….”
이 나이 또래의 소년은 젊은 여인들에게 끌리는 기분을 느끼는 법이었다.
한지는 이 명분뿐인 통방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그녀가 이렇게 긴장하며 쭈뼛대니, 새로 온 여종이 더욱 똘똘하고 활발해 보였다. 그 ‘반반’이라고 이름을 지어준 여종이 더욱 마음에 드는 동시에, 이 우둔한 통방에게도 약간의 동정심이 일었다. 한지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가 그 그릇을 건네받고 뚜껑을 열어 한입 크게 마셨다.
반반이 단정하게 접힌 손수건을 조용히 건넸다.
한지가 그녀를 흘끗 보고는 손수건을 건네받고 입을 닦았다.
“됐다. 너희 모두 물러나거라. 난 혼자 자는 게 습관이 됐으니 밤새 나를 모실 필요 없다.”
농금은 본분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 이 말을 듣자마자 몸을 돌려 나갔다.
반반은 나가기 전에 한지에게 무릎을 살짝 꿇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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