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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난

신비한 부의(符醫)가 되어 인생을 뒤바꾸다! 까맣고 거친 피부에,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턱에 남은 여드름 자국까지…… 회인백부의 셋째 아가씨 정미는 여러모로 ‘부잣집 아가씨’의 틀에서 많이 벗어난 규수다. 게다가 적녀임에도 불구하고 적녀 취급은커녕, 서녀들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머니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으니! 그러나 소꿉친구이자 상냥한 친척 오라버니인 한지와 자신만을 진정한 친여동생으로 바라봐주는 둘째 오라버니 정철 덕분에 꺾이지 않고 당찬 성격의 아가씨로 자라는데……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정신을 잃은 날부터 정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한지와의 신혼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불타 죽은 어머니와 등에 화살이 잔뜩 꽂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정철, 태자를 낳지 못하고 죽어버린, 태자비이자 큰언니인 정아까지……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하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던 그때, 정미의 머릿속에 어느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봐, 만약 지금 네가 본 것들이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 일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과연, 정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원제: 娇鸾(교난)

겨울버들잎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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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Chs

271화. 축복

271화. 축복

“조모님, 왜 그러세요?”

사철은 어렸을 때 사 노부인의 곁에서 지냈기에 조모에 대한 애정이 특히나 두터웠다. 게다가 사철은 몹시 세심한 자여서 사 노부인의 기분을 당연히 알아챌 수 있었다.

사 노부인은 우선 한숨을 푹 내쉬더니 사철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철아, 위국공부의 아이들과 정가 둘째에게 가는 것이냐?”

사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우선 위국공부로 갔다가 사촌들과 함께 갈 예정입니다.”

“정미도 가느냐?”

사철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정미는 철 형님과 가장 가까우니 당연히 갈 겁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요.”

사 노부인은 붉어진 손자의 옆얼굴을 보자 마음이 아파졌다.

‘바보 같은 녀석. 정미가 가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이렇게나 꾸몄다고? 장모님을 뵈러 가는 것마냥.’

사 노부인은 손자의 마음을 눈치챌수록 이 일을 더는 미뤄선 안 되며 얼른 손자에게 사실을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목을 가다듬고 ‘오늘 날씨가 좋구나’ 따위의 말로 운을 떼더니 차분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위국공부에서 답장이 왔다. 혼사는 무르기로 했다.”

사철은 웃음을 머금고 조모의 말을 듣다가 한참 뒤에야 무슨 말인지 깨달은듯했다.

“괜찮으냐?”

사 노부인은 알고 있었다. 손자가 처음으로 마음을 쓴 아가씨이니 이 소식이 괜찮게 들릴 리 없었다.

사철의 표정이 순식간에 평소의 모습을 되찾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걱정 마세요. 시간이 늦었네요. 우선 가보겠습니다. 돌아와서 다시 인사드리러 올게요.”

“그래, 가보거라.”

사철은 사 노부인의 방에서 나와 밖으로 걸어갔고 그제야 고개를 숙여 손바닥을 쳐다봤다. 손바닥이 어느새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 * *

위국공부 안, 아랫세대들이 모두 함께 정철에게로 가기 위해 형무원에 모여 있었다.

한지가 정요를 데리고 오자, 정미는 깜짝 놀라 곧바로 한지에게로 다가갔다.

“지 오라버니, 잠시 저를 따라오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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