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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난

신비한 부의(符醫)가 되어 인생을 뒤바꾸다! 까맣고 거친 피부에,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턱에 남은 여드름 자국까지…… 회인백부의 셋째 아가씨 정미는 여러모로 ‘부잣집 아가씨’의 틀에서 많이 벗어난 규수다. 게다가 적녀임에도 불구하고 적녀 취급은커녕, 서녀들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머니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으니! 그러나 소꿉친구이자 상냥한 친척 오라버니인 한지와 자신만을 진정한 친여동생으로 바라봐주는 둘째 오라버니 정철 덕분에 꺾이지 않고 당찬 성격의 아가씨로 자라는데……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정신을 잃은 날부터 정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한지와의 신혼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불타 죽은 어머니와 등에 화살이 잔뜩 꽂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정철, 태자를 낳지 못하고 죽어버린, 태자비이자 큰언니인 정아까지……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하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던 그때, 정미의 머릿속에 어느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봐, 만약 지금 네가 본 것들이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 일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과연, 정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원제: 娇鸾(교난)

겨울버들잎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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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 Chs

162화. 마음에 들다

162화. 마음에 들다

“됐다, 어서 앉으렴.”

웃으며 말하는 한 씨의 시선은 대부분 사철에게 향해있었다.

한 씨는 늘 정미의 성정에 복잡하게 뒤얽힌 높은 가문으로 시집가면 사고를 일으킬 거라 걱정했다. 화서는 어렸을 때부터 그녀가 지켜본 아이였기 때문에 신세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품행과 외모 모두 훌륭했고, 게다가 두 아이의 외조부와 외조모가 돌봐주니, 좋은 혼사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나이가 들어가는 동안에도 화서의 몸은 계속 호전되지 않았다. 한 씨는 화서를 아꼈지만 정미의 친어머니였기에 허약한 사내에게 딸을 보낼 순 없었다. 나중에 만일의 일이 일어나면, 딸의 평생을 망치게 되는 꼴이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사철이 나타나니 한 씨의 눈이 반짝였다.

2년 전만 해도 이 아이는 작기도 하고 어리기도 하여 그리 주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틀 동안 지켜보니, 각 방면에서 모두 훌륭한 아이였다. 특히 사가의 가풍이 올바르고, 사내가 마흔이 되도록 자식이 없을 때만 첩을 들일 수 있다는 가규가 있다는 점만으로도 다른 집안보다 훨씬 나았다.

한 씨는 사철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사철도 둔한 아이가 아니었기에, 한 씨가 자신을 지나치게 주의하는 것을 알아채고는 어렴풋이 그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는 표정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사실 계속 열이 나고 있었다. 특히 정미가 나타난 이후론 늘 차분하고 담담한 성정인 그도 귀 끝이 점점 빨개졌다.

한편 정철은 입술을 꾹 다물고 눈을 내리깐 채 손안의 찻잔을 빤히 쳐다보았다.

‘사가의 동생도 미미에게 마음이 있나 보군. 당연하지. 정미는 솔직하고 순진하니, 눈이 있는 사내라면 마음에 들지 않을 리가 있겠어?’

정철은 마음속에 드는 감정이 실망인지 위안인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보기엔 적어도 자신이 아는 소년 중에선 사철이 가장 미미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정철은 참지 못하고 정미를 쳐다봤다.

그런데 이때, 사철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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