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화. 사람을 잘 달래다 (1)
정효양은 이내 모든 걸 깨닫고 히죽히죽 웃으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
“폐하의 은총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앞으로 이 남진 황성을 당당히 거닐며 더는 남 눈치를 보고 업신여김당할 필요도 없는 거겠지요? 한평생 폐하께 충성을 다하겠다 맹세하였으니 때론 폐하의 뒤에 숨어 지내기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진옥이 웃음을 터뜨렸다.
“효양 네가 남 눈치를 보고 다닌다고? 그래, 어디 널 업신여기는 자가 나타나거든 짐이 벼슬을 줄 테니 언제든 데려오너라.”
정효양은 금세 시무룩하게 입술을 내밀었다.
“폐하, 이틀만이라도 소신을 좀 즐겁게 해주실 수만은 없으십니까? 어찌 또 이리 상처를 주시는지요.”
진옥은 픽, 웃음을 터뜨렸다.
“오시(*午時: 아침 11시 ~ 오후 1시)니 식사나 함께 하자. 소천자! 영작대에다 식사를 마련해라!”
“예! 명 받들겠습니다, 폐하.”
정효양은 또 히히 웃으며 말했다.
“마침 배고프던 참이었는데 감사합니다, 폐하.”
진옥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효양도 일어나 곧장 그의 뒤를 따랐고 두 사람은 함께 어서재를 나섰다.
* * *
정효양은 진옥과 식사를 한 뒤 황궁을 나와 곧장 대장공주부로 향했다.
대장공주부 문지기는 일단 그를 객실에 둔 뒤 대장공주에게 달려갔다.
그 시각, 대장공주는 정효양이 이목청과 함께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한 후로 몹시 의아해하고 있었다. 그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게 아닌, 진강을 따라 황성을 떠나 엄청난 일을 처리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진강이 누구던가, 그가 데려갈 만한 인물이라면 적어도 똑같이 거침없고 겁 없이 담대한 자가 아니겠는가?
때마침 바깥에선 온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이 일파만파 전해지고 있었다. 형양 정씨, 절명 이가의 소탕, 청운관 왕 노장군의 죽음까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사건이 연속으로 터진 통에 그간 황성은 너무도 분위기가 침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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