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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혼인을 강요하다 (2)



82화 혼인을 강요하다 (2)

진강이 웃으며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방화 아가씨가 만약 저와 혼인을 한다면, 전심전력을 다해 아가씨의 병을 고칠 것입니다. 영친왕부와 충용후부의 힘을 합친다면, 사방화 아가씨의 병을 고칠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진강이 말을 이었다.

“만약 사방화 아가씨께서 나와 혼인을 한 후,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죽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시면 안심하십시오! 하늘과 폐하, 아버지, 충용후, 그리고 많은 분이 계신 이곳에서 맹세하겠습니다. 저는 오직 사방화 아가씨 한 분하고만 혼인할 것이고, 만일 현세에서 빚을 다 갚지 못한다면, 다시 태어나서라도 그 빚을 갚겠습니다.”

“진강!”

영친왕은 진강의 말에 경악했다. 황제 또한 얼굴색이 어둡게 변하더니, 진강을 향해 벌컥 소리를 질렀다.

“이놈! 너는 영친왕부의 적통이다! 앞으로 작위를 물려받을진대, 어디서 함부로 허튼소리를 하는 것이냐?”

“허락하실 겁니까?”

진강은 영친왕과 황제도 무시한 채 사방화만 오롯이 눈에 담고 있었다. 사방화는 갑자기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잠시 동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천하의 어떤 사내가 이러겠는가. 그것도 영친왕부의 작위를 물려받을 정실 혈통인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내 사방화는 진강의 빼어난 용모와 그 깊은 두 눈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이내 다시 마음을 진정시킨 그녀가 차가운 말투로 천천히 답했다.

“진강 공자님, 농이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은 여인은 혼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도 절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요. 만약 진강 공자님께서 빚 때문에 저와 혼인을 하시겠다고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충용후부가 염치도 없이 진강 공자님의 일생을 망치려 든다고 할 것입니다.”

진강의 안색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이윽고 사방화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충용후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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