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0화 선황제의 유언 (2)
유언을 읽는 진옥의 표정은 짧은 순간 여러 색으로 변모했다. 밝았다가, 어두웠다가, 푸르렀다가, 창백해지길 반복했다. 그러다 진옥은 한참 후, 오권 쪽으로 성지를 집어던진 뒤 진강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역시 아바마마는 네 자식 편이시구나.”
진옥은 이 한마디를 남기고 애써 화를 억누르며 자리를 떠났다.
대신들은 몹시 어두운 낯빛을 하고도 유언의 내용을 궁금해 했다.
오권은 떠나가는 진옥을 한번 쳐다본 뒤, 큰 소리로 유언을 낭독했다.
“천명을 받들어 선황폐하께서 말씀하시길, 오늘 잠에서 깨어나 보니 여태 사씨에게 해왔던 일들이 타당치 않았다는 게 비로소 절실히 느껴지도다. 늦게나마 깨닫게 됐지만 이미 되돌릴 힘도 없고 며칠 사이 정신도 혼탁해짐을 느낀다.
일전에 해왔던 일들에 대해 과오를 논한다는 것은 자연히 후세대에 이루어질 것이나, 오직 한 가지 일에 있어선 짐이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짐은 혼약과 더불어 두 차례의 혼인 성지로 영친왕부 소왕 진강과 충용후부 아가씨 사방화의 폐혼을 시킨 적이 있다. 이는 결국 짐이 조카의 혼인을 가지고 조카를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는 바이니, 오래도록 웃음거리가 되어도 마땅하다.
이제 짐의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 세상에 휴서 성지를 거둬들이겠다는 뜻을 밝히노라. 진강과 사방화는 여전한 부부이다. 하지만 훗날 두 사람 사이의 불화로 결별하게 된다면 그것은 짐의 과오라 할 수 없다.
이 성지가 있는 한, 새 황제를 포함한 후세의 그 어떤 누구도 두 사람의 일을 간섭할 수 없다. 이에 짐은 편히 눈을 감고 앞으로도 영원한 남진의 번성을 위해 보우하겠노라.”
선황제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대신들은 소리 내어 흐느끼기 시작했다.
영친왕, 좌상과 우상, 영강후를 비롯한 대신들도 선황제가 이런 유언을 남겼을 것이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선황제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실로 뜻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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