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9화 암암리의 설득 (2)
사방화, 언신은 서로 눈을 한번 마주치곤 웃었다. 본디 홍안화수란 야사 전기에서 나라를 어지럽혀 멸망케 만든 여인을 칭하는 말이었다. 사방화는 자신이 그렇게 불리리란 생각을 해 본적이 없으나, 현재 진강과 진옥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그저 홍안화수란 누명을 쓴 것만도 아닌 듯했다.
언신도 우스웠다. 저 안의 영강후 나리께선 사방화가 벌써 자신을 찾아와 황태자를 상대하게 할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하고 있으니 말이었다. 벌써부터 자신의 처지를 걱정하고 있는데 사방화의 제안에 응해주고 난 뒤는 어떻게 될까? 밤낮으로 진옥이 영강후부를 어찌할까 불안에 떨며 살게 되려나.
곧 사방화가 언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나직하게 말했다.
“내려갔다 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언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 * *
사방화는 밧줄을 풀고 지붕을 타고 가볍게 착지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어찌 또 돌아온 것인가? 무슨 일이라도 떠오른 것이야?”
영강후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사방화는 웃으며 말했다.
“영강후, 접니다. 영강후께서 말씀하신 홍안화수요.”
영강후는 깜짝 놀라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사방화를 발견하고 입이 쩍 벌어져 제대로 눈도 깜빡이지 못했다. 그는 심하게 놀란 얼굴로 말을 더듬거렸다.
“어…… 어찌 자네가? 어찌……. 어찌 들어온 것인가!”
영강후의 놀란 얼굴에 반해, 사방화는 아주 평온했다.
“담을 넘어왔습니다. 본래 영강후를 뵙고 부탁을 드리려 했으나, 영강후께서 속에 담긴 말을 털어놓으시는 걸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나쁘지 않은 부분으로 영강후를 염려하게끔 했다니 제가 가치가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것이 되었군요.”
“사방화……, 무슨 일로 온 것인가?”
영강후는 가까스로 진정하고 물었다. 그의 안색은 재차 붉어졌다, 새파랗게 질리기를 반복했지만 사방화는 자신의 부인을 살려준 은인이기에 그는 점차 놀랐던 마음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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