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그녀와의 혼인 (2)
사방화는 주방으로 들어가 따뜻한 아궁이 옆에 앉았다.
안에서는 청언이 그들의 시중을 들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녀는 진강의 약을 꺼내 계속해서 다렸다. 잠시 후, 주방 안에는 약 냄새가 가득 퍼졌다.
“이봐.”
갑자기 창문 밖에서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사방화가 고개를 돌리자, 창문 너머로 작은 머리가 보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열네 살에서 열다섯 살 정도로 보였고, 태감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사방화는 상대의 목을 보고, 태감의 신분으로 위장한 여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이봐, 창문 좀 열고 나 좀 들어가게 해줘.”
여인이 사방화를 보고 크게 기뻐했지만, 사방화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질 않았다.
‘네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내가 왜?’
“네가 청음 맞지?”
여인은 움직이지 않는 사방화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에 사방화는 아무 표정 없이 그녀를 쳐다봤다.
“내가 누군지 말 안 하면 나를 들여보내주지 않을 거야? 그럼 내가 누군지 알려줄게! 나는 진연이다.”
진연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사방화가 눈썹을 치켜세우고 진연을 자세히 살펴봤다.
사방화는 예전에 진연을 두어 번 정도 본 적이 있었다. 전부 황궁의 연회에서였다.
그때 진연은 황후의 옆에 얌전하게 앉아있었다.
공주가 아니면서도 공주에 맞먹는 지위를 가진 그녀는 황후와 함께 보낸 시간만큼 황후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진연의 외모는 단연 자신의 생모인 영친 왕비와 많이 닮아있었다.
“황후마마께서 주무시고 계실 때 몰래 도망쳐 나온 거야. 정말 힘들었다고. 나 좀 빨리 들어가게 해줘.”
진연이 조급한 태도를 보이며 간청했다.
‘이미 이곳에 왔다면 문으로 안 들어오고, 왜 몰래 들어오려고 하는 거지?’
사방화가 주방의 문을 쳐다보며 눈빛으로 물었다.
진연은 자신이 신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방화의 표정에 전혀 변화가 없자,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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