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화 솔직하게 말하다 (1)
사방화는 순간 진강에게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진강이 내게 들러붙지만 않았다면, 최소한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진 않았을 텐데…….’
“진강 그 녀석은 이미 네가 충용후부에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구나.”
그때, 영친왕비의 질문이 이어졌다. 속으로 조용히 진강을 향해 욕을 되뇌던 사방화는 순간 뜨끔한 나머지 고개를 숙인 채, 나직하게 답변했다.
“아마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나 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한 적은 없습니다.”
그에 영친왕비가 옅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너희 둘 다 성격이 참 이상하구나. 서로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을 하고 있다니. 그래, 너희 둘이 서로 마음이 통하고 네가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안심이 되는구나.”
영친왕비의 다정한 눈빛을 바라보며, 사방화는 처연한 미소를 그렸다.
영친왕비는 참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고, 선량하며 똑똑한, 모두가 차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사방화는 그녀의 아들로 태어난 진강이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방화가 너무도 어렸을 때 돌아가신 어머니는 사방화에겐 늘 그저 모호한 그림자 같은 기억으로만 남아있었다.
두 번의 생을 반복해서 살아왔어도 어머니와의 인연은 언제나 꿈과 같은 일로 남았다. 그리고 꿈과 인연은 그렇게 애절한 마음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내 영친왕비는 갑자기 어두워진 사방화의 얼굴을 보곤, 사방화의 울적한 마음을 읽고 따뜻한 손을 꼭, 마주잡아왔다.
“방화야, 난 네 어머니와 어렸을 때부터 너무도 좋았던 친우 사이라, 하늘에 절을 올리며 의자매도 맺었단다. 평생 그렇게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줄로만 알았는데, 옥완이 이토록 일찍 세상을 떠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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