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다정하다 (4)
“그렇다면, 맡은 일을 확실히 책임지거라.”
영친왕비는 진강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가 싫다고 하면 아무리 말을 해도 절대 듣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친왕비는 작게 한숨짓곤,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들도 보시오. 이 아이의 성격이 이렇다오. 분명 공자의 신분이면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고 해서, 항상 날 걱정하게 만들지.”
부인들은 잠시 서로를 보며 시선교환을 하다가, 이내 자신들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눌러두었다. 이윽고 부인들이 영친왕비를 향해 답했다.
“왕비마마,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이리 존귀하신 신분의 진강 공자님을 어찌 일반적인 공자들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매일 시중 받고, 놀기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진강 공자님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영친왕비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각자 다 장단점이 다 있다오. 내가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고, 걱정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은 매일 생기지.”
영친왕비의 말에 부인들은 서로 한 마디씩 건네면서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방화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본분을 지키며 한쪽에 조용히 서있었다. 많은 눈들이 사방화를 몰래 살펴보고 있었지만, 사방화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청음은 정말 괜찮은 사람 같군요. 그러니까 진강 공자님이 좋아하시는 것이겠지요? 자신의 본분도 잘 지키고, 왕비마마께서도 여러모로 좋아하실 만합니다.”
우상부 이 부인이 사방화를 살피며 칭찬의 목소리를 냈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목청 공자는요?”
진강이 물었다.
“목청은 지금 집에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이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설인데 왜 책을 보고 있는 것입니까? 설마 목청은 이번에 장원이라도 하려고 하는 것입니까?”
진강의 말에 이 부인이 웃었다.
“그럴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군요. 학자들과 시험을 봐서 장원을 하려고 하다니.”
진강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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