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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수락하다 (1)



112화 수락하다 (1)

사방화는 진강을 흘낏 쳐다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사은희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뒤로 두 걸음정도 물러났다. 이내 진강은 손을 뻗어 사방화의 손을 잡았다. 사방화는 곧장 눈살을 찌푸리긴 했어도, 진강의 손을 피하진 않았다.

“밤바람이 차지만, 당신은 피풍을 입고 있어서인지 손이 그리 차갑지 않군.”

진강이 사방화의 손을 가볍게 두어 번 쓰다듬으며, 사해인과 사임계에게 말했다.

“왜 그러고 있으시오? 아까처럼 계속 노래하시오!”

사임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사해인은 감히 진강을 쳐다 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대들에게 기회를 주는데도 노래를 하지 않겠다면, 앞으로도 하지 마시오.”

진강이 대수롭지 않게 말을 내뱉고는, 다시 가볍게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방금 수건돌리기를 하는 걸 봤는데, 나도 같이 참여해도 되겠소?”

사람들 모두는 진강이 나타난 직후부터 줄곧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 저녁 연회에 참석한 사람 중, 영친왕부 진강보다 더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사실, 남진 경성의 귀족 자제 중에 진짜로 존귀한 신분을 타고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진강은 언제나 그 몇 되지 않는 사람들과만 어울리곤 했다.

또한 모든 사씨 일맥을 통틀어 진강과 함께 어울리고 우정을 나눌 만한 사람을 찾자면 충용후부의 세자 사묵함이 유일했다.

백 보 양보하여, 가끔 진강과 몇 마디 말을 나눌만한 사람을 꼽아 본다면 아마 사임계와 사운청, 그리고 사운계가 전부일 것이다.

그래서 진강이 지금 이곳에 나타나 함께 어울리겠다고 하는 것은 매우 의외의 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진강은 사방화와의 혼인 성지를 받았으므로, 그가 이곳에 나타난 것이 그렇게 뜻밖이라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진강의 제안에 선뜻 나서서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사은희가 입술을 깨물며 처음으로 정적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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