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지 8년째 되던 해, 루진안은 육교 아래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아들과 마주쳤다.
폭설이 흩날리는 가운데, 아들의 작은 얼굴은 추위에 붉게 얼어붙어 있었고 양손에는 동창이 잔뜩 나 있었다.
그는 화가 나서 퇀퇀을 끌어당기며 아이의 몸에 묻은 눈을 거칠게 털어냈다.
"네 엄마는 어디 있어? 이 추운 날 너 혼자 밖에서 떨게 내버려두고, 대체 어디 가서 호강하고 있는 거야? 난 이렇게 무책임한 엄마는 본 적이 없어!"
퇀퇀은 이 아빠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런 기억도 없는지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리 엄마는 안 계세요... 아저씨 채소 사시게요? 싸게 드릴게요."
분노에 휩싸인 루진안은 아들의 말에 담긴 진짜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뭐야, 아직도 화가 덜 풀려서 일부러 내 아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거야?"
"이럴 거면 너도 더 이상 그 여자를 엄마로 여기지 마! 따라와, 아빠가 집으로 데려가 줄게!"
퇀퇀은 필사적으로 그를 뿌리쳤다.
"난 아저씨 몰라요, 우리 엄마 욕하지 마세요! 한 번만 더 건드리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루진안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분노하며 소리쳤다.
"내가 네 애비야! 네 친아빠라고!"
"쉬란이 너한테 이렇게 가르쳤어? 애비 애미도 몰라보라고 가르치든? 그 여자는 대체 언제까지 나랑 기싸움을 할 작정이야? 자기가 죽어야 끝날 줄 아는 건가!"
내 영혼은 그들 곁을 맴돌며 아들을 그에게서 떼어내려 했지만, 뻗은 손은 그대로 아들의 몸을 통과해 버렸다.
얼굴엔 나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루진안, 나는 너랑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니야.
나는 그저... 죽은 것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