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9장. 죄책감
소근언의 목소리는 단호했으며, 표정 역시 엄숙하며 강직했다. 늘 초름경의 기억 속에 있던 소근언의 모습 그대로였다.
“근언, 짐은 네가 막 군영에 들어왔을 때를 기억한다. 그때 너는 문지기였지.”
당시의 소근언은 연무장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는 졸병이었다. 그리고 막 급계가 된 참이었다.
“신도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폐하께서 신을 발탁해 주셨기 때문에 신이 연무장에 들어갈 수 있었지요.”
초름경이 낮게 웃은 다음 곧 진지하게 말했다.
“넉 달 뒤에 군영의 선발이 있지. 만약 그자가 통과하지 못한다면 군영에서 쫓아내거라.”
그가 보기에 화용의 성격은 사사(死士)가 되기에 아주 적합했다. 물론 능력 역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사에게 있어 첫 번째로 요구되는 건 절대적인 충성과 순종이며, 능력은 그다음 이야기였다.
“네. 신, 명 받들겠습니다.”
초름경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곧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평온한 눈빛으로 온통 푸른빛으로 둘러싸인 후부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밤늦은 시간이라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지. 이번에 다시 보니 후부의 경치가 참 독특해. 네가 신경을 많이 썼구나.”
말을 마친 그는 가볍게 웃은 다음 다시 방문 쪽을 바라보았다.
이때 마침 문이 열리더니 사만아를 부축한 채 천천히 걸어오는 진운서의 모습이 보였다. 장의와 두사안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이미 증상이 많이 나아져서 궁으로 돌아가기 위함이었다.
“운서야. 나 포장한 대추떡을 가지고 갈래.”
그새 몸이 많이 나아진 사만아는 떠나면서도 대추떡을 잊지 않았다.
“그래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꼭 데워서 드셔야 하고,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드셔선 안 돼요. 모레까지는 상하지 않을 테지만, 그 이후엔 드시지 마세요.”
진운서가 연신 당부했다. 그리고 초름경의 곁을 지날 때 다시 한번 몸을 굽히고 예를 올렸다.
“후부의 음식이 어선방에서 만든 것보다 황후의 입맛에 잘 맞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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