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화
통기(通氣): 배귀비와의 만남
안왕비는 문안인사를 드리기 위해 명미를 데리고 나섰다. 배귀비는 후전(後展)에 있었는데, 다른 모든 비(妃)와 빈(嬪)들 역시 그곳에 있었고 태자비와 신왕비 역시 자리하고 있었다. 이내 안왕비와 명미가 들어가 예를 올리자, 혜비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야 집안사람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배귀비와 안왕비 역시 몇 마디 이야기를 했고 명미에게 이것저것 질문도 던졌다. 그리고 한 항렬 낮은 이들은 각자 용무를 보도록 먼저 보냈는데, 서로의 사이가 그렇게 친하게 보이지 않았다.
명미는 태자비와 다른 비들과 함께 후전에서 나왔다. 어른들의 눈에서 벗어나자 태자비가 안왕비에게 손짓하며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 서로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태자와 신왕은 나이가 비슷했지만 안왕은 그들보다 나이가 많이 어렸다. 하지만 태자비는 계비(*繼妃: 후취한 비)였기에 안왕비와 나이가 비슷했고, 규중에 있을 때 태자비와 안왕비는 서로 알던 사이였다. 그에 반해 신왕비는 명미가 보기에 그녀들보다 나이가 꽤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다지 이야기가 통하는 것 같지 않았다.
* * *
네 사람이 그녀들에게 준비된 편전으로 들었을 때 명미는 시립하고 선 문씨 가문의 자매들을 보았다. 태자비가 명미를 보며 웃었다.
“명현 소저와 문 보림(寶林)과는 같은 서원에서 수학한 동창이라지요? 위령제가 아직 시작하기 전이니 서로 이야기를 나누셔도 되겠습니다.”
명미는 웃으며 감사를 표했지만, 속으론 어이없단 생각이 들었다.
‘일개 보림인 문여와 인사나 나누라는 소리로군. 그만큼 나를 하찮게 본다는 거잖아?’
그러나 명미는 이런 의미 없는 일에 심력(心力)을 쏟고 싶지 않았다.
‘됐어, 어차피 일주일만 참으면 되는데 그냥 넘어가자.’
곧이어 문여가 다가와 예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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