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화. 독서(讀書): 첫날
그날 밤, 기령은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다 결국 부인을 깨웠다. 잠에서 깬 동씨가 답답한 듯 기령에게 물었다.
“아버님의 영전은 좋은 일이잖아요. 왜 도통 주무시질 못하세요?”
기령은 자신이 걱정하는 것을 털어놓았다.
“명현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들이 복잡해서 그렇소. 부모님께서 아시기라도 하면…….”
“그럼 말씀드리지 마세요.”
“하지만…….”
“뭘 그리 신경 쓰세요? 명현 아가씨의 인간관계가 좀 복잡했다 한들,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아가씨의 인맥 덕분에 저희가 아가씨의 덕을 본 거죠. 덕분에 아버님께서도 영전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그게 아니었으면, 아버님의 성정으론 천년만년 지나도 국자사업은 꿈도 못 꿀 일이에요.”
동씨의 말에 기령은 동의했다.
“그렇긴 하지…….”
동씨는 하품하며 다시 누웠다.
“여보, 쓸데없는 걱정 좀 그만 하세요. 당신은 매사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요. 그런 고민할 시간에 내년에 치를 향시나 더 열심히 준비하세요. 얼른 주무세요.”
말을 마친 동씨는 다시 잠에 빠졌다.
“…….”
기령도 어쩔 수 없이 다시 누워 잠에 들었다.
* * *
다음날, 다시 서원을 찾은 명미는 순조롭게 시험을 통과했다.
선택 시험은 악리(樂理)와 기사(騎射)로 치렀다. 과정에서 명미는 선생의 눈에 들었다. 덕분에 명미는 당장 학생명부에 이름이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명성서원의 학생이 된 명미는 능한재(凌寒齋)로 배속되었다. 서원에는 모두 열두 학재(學齋)가 있었는데, 학재의 이름이 재미있었다. 함영(含英), 조영(照影), 곡수(曲水), 매우(梅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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