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유산
옥비가 떠오르자 루안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조금 전엔 무슨 일이오?”
지온이 무슨 소리냐는 듯 그를 보았다.
“무슨 일이라니요?”
“방금 옥비마마께서 이곳에서 나가시던데, 그 전에 소란이 있지 않았소. 그래서 금군이 달려왔더니 또 내시가 아무 일 없다고 했소.”
“아…….”
지온이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었다.
“별 거 아니었어요. 지금처럼 내가 차를 우려 줬거든요.”
루안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그가 밖을 한 번 휙, 살피곤 목소리를 낮춰 소리쳤다.
“…미쳤소? 그녀는 이미 그때의 금벽이 아니오!”
지온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의 금벽이 맞는지 아닌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어요.”
루안이 화를 가라앉히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알았소?”
지온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느릿하게 차를 마시는 지온의 목소리가 조금 슬픈 듯 느껴졌다.
“그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 몇 년인데…… 몰랐어요, 그런 아이인 줄…….”
루안이 말했다.
“당시엔 반쯤 주인과 시녀 관계로 당신에게 의지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으니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없었을 것이오. 하지만 이제 옥종화는 죽었고, 자신은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한 귀비가 되었으니, 당연히 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그때와 다르겠지. 사람은 환경이 달라지면 행동도 달라지기 마련이오. 나만 해도 예전의 동창들이 지금은 나와 인사조차 나누려 하지 않소.”
순간 찌릿하게 가슴이 아파진 지온이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달라요.”
그녀가 조용히 읊조렸다.
“당신은 변한 적이 없었어요.”
“…….”
통제를 벗어난 입꼬리가 스르륵 말려 올라가는 것을 느낀 루안은, 제 뺨을 짝하는 소리 나게 때리고 싶었다.
분명 그녀에게 경고하던 중이 아니었던가? 그녀의 한 마디에 기분이 이리 좋아지면 어쩌잔 말인가!
‘못난 놈!’
그러나 이미 좋아진 기분을 어쩌겠는가? 달라진 분위기에 루안이 물었다.
“별다른 일은 없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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