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1화. 연정 (1)
납작해진 손공을 든 여종이 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세자비.”
안지화가 남궁월에게 가서 살짝 무릎을 굽히곤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했다.
“이것 좀 보십시오. 제 손공이 이렇게 찌부러졌답니다.”
대놓고 이름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한 짓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안지화가 도발하듯 소비를 쳐다봤다.
‘다들 보는 가운데 못된 짓을 했으니, 세자비에게 대놓고 질책할 기회를 만들어 준 셈이야.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이지. 세자비가 내 편에서 이야기를 해 주기만 한다면, 아무리 귀한 것이라 해도 그깟 손공쯤은 감수할 수 있어.’
그러나 뜻밖에도 남궁월은 시큰둥한 눈빛으로 납작해진 손공을 흘끗 보더니 말을 툭 내뱉었다.
“그냥 장난감 하나 망가진 걸 가지고 뭘 그러는지. 백훼야, 내 창고에 가 백옥투각공을 꺼내 안 소저에게 가져다주렴.”
“예, 세자비.”
백훼가 공손히 대답하고 총총히 자리를 떴다.
안지화가 아랫입술을 살짝 물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곧 마뜩지 않아 보이는 얼굴을 했다.
‘내 황금 손공은 유일무이한 값진 것이라고! 워낙 귀한 것이라 나도 함부로 꺼내 놀지 못했단 말이야. 백옥투각공 따위랑은 비교도 안 되는 물건인데!’
어쨌거나 안지화는 이제 열다섯 살밖에 안 된 어린 소저였기에,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옆에서 보던 안 큰부인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고 한마디 했다.
“지화야, 그저 손공 아니더냐.”
그러고는 웃으면서 남궁월과 소비에게 말했다.
“애가 아직 어려서 철이 없습니다.”
남궁월은 그저 웃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정자도 화분대 쪽도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남아 있던 소저들도 서로 얼굴만 마주 보았다.
‘그래서, 계속 노는 건가? 어떡하지?’
정자에 있던 부인들도 서로 소곤거리면서 세자비의 의도가 무엇인지 추측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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