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3화. 승리를 축하하는 사람들
가슴을 붙잡고 등을 굽힌 소예가 양팔로 스스로의 어깨를 끌어안고 몸을 동그랗게 만 채 끊임없이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꼭 겨울바람에 바들바들 떠는 낙엽 같았다.
천식이 또 발작하고 말았다.
소예는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이 말밖에 못했다.
“고 소저…… 죄, 죄송하지만…… 제 여종 좀…… 불러 주세요.”
고 소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예 옆으로 걸어오더니, 곁에 웅크리고 앉아 상냥하게 그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소 소저, 진정하세요. 제게 약이 있으니까요.”
암담했던 소예의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소예는 죽기 직전에 목숨을 건질 수 있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말했다.
“약…… 약 좀…….”
그런데 고 소저는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그 상냥한 웃음에는 즐거운 기색이 담겨 있었다.
고 소저는 소예를 보고 웃으면서, 한 손으로는 허리에 달고 있던 백옥매화패를 손에 들고 손장난을 하면서 놀았다.
그 모습에 소예의 가슴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아까 그 치자꽃향과 고 소저의 이런 태도를 보고도 더는 상황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내 고 소저가 소예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약은 많으니까 얼마든지 줄 수 있답니다. 하지만…….”
소예의 몸이 더욱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소예는 그녀의 허리춤에 달린 그 백옥매화패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 * *
“왔습니다! 대군이 돌아왔습니다!”
성벽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가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화로에 불을 더욱 지핀 것처럼, 성안의 온 백성들이 물 끓듯 들썩이며 환호했다.
“남강군 만세! 남강군 만세!”
백성들의 얼굴에서는 기쁨이 넘쳐났으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건 바로 자랑스러움이었다. 남강이 이렇게나 강대하다니, 남강의 장병들이 이렇게나 용맹하다니, 실로 자랑스럽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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