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화. 가르침을 청하다
왕부에는 지금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특히 북쪽 화원의 경치가 가장 아름다웠다.
남궁월과 소비는 차를 끓여 마시며 매화를 구경하고, 시를 짓기도 하고, 매화를 그리기도 했다. 흐드러진 매화 그림 한가운데엔 독수리가 가지에 앉아있어 그림에 생기를 더했다.
두 사람은 그림이 썩 흡족했다. 이내 남궁월은 신이 나서 백훼에게 표구를 하라 일렀다.
곁에서 소비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눈만 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다 소비가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새언니, 우리 매화를 따가지고 가서 간식을 만들어요.”
그 말에 남궁월이 웃었다. 이윽고 두 사람과 시녀들은 화원에서 매화를 따 몇 바구니나 채웠다.
소비는 도요에게 바구니에 담긴 꽃을 모두 월벽거로 가져가라 일렀다. 매화 당절이를 만들어 며칠 뒤에 남궁월, 방 노태야와 한기하에게 매화병(梅花餅), 매화차와 함께 가져가겠노라고 큰소리쳤다.
신이 난 소비를 보자 남궁월은 소비가 이것저것 하면서 부산떨도록 내버려 두었다.
* * *
소비와 헤어지고 나서 남궁월은 벽소당으로 돌아갔다.
날씨가 추웠지만, 화원을 돌아다니다 보니 땀까지 났다. 그래서 남궁월은 목욕을 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남궁월이 개운하게 목욕을 마치자, 촤라락, 하고 주렴 걷는 소리가 들리더니 작아가 책 한 권을 들고 들어와 무릎을 살짝 굽히고 보고했다.
“세자비, 방금 적은 새 명부입니다. 안에 화원의 나무를 관리하는 사람들과 청소하는 자들을 적었습니다. 먼저 한번 살펴보시고 이렇게 해도 된다고 하시면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남궁월이 명부를 받아서 화장대 위에 펼쳐 놓은 후 손에 잡히는 대로 한쪽을 펼쳤다. 그러곤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다시 한 장을 더 넘겼다.
확실히 작아는 일하는 요령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명부에는 그 사람의 출신이며 화원에서 몇 년을 일했는지, 왕부 다른 곳에서는 어떤 직무를 맡았었는지, 얼마나 오래 했는지 모두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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