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화. 복을 하사하다
묵자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며 이렇게 말했다.
“황후 옆에 있던 궁녀 두 명이 못 보던 얼굴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연회장에서 밥을 먹을 때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요. 나중에 제가 잠시 짬을 내서 얼굴을 아는 청소하는 어린 환관에게 물어봤더니, 황후마마 주변에 있던 착한 궁녀들은 나이가 들었다고 다 내보내졌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온 거라고 하더군요. 그게 언제 일인지 아시겠죠?”
“4개월 전이겠군.”
원징의 눈빛이 번뜩였다.
“맞아요. 제가 곧바로 어린 환관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큰 궁녀 연아 낭자에게 신세를 진 것이 있어서 이번에 대주에 돌아오는 김에 그 사람에게 선물을 주려고 가지고 왔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지요. 근데 마침 그 어린 환관과 연아가 잘 아는 사이여서 그녀가 사는 곳의 주소를 저에게 알려주었답니다.
당신이 얼른 사람을 보내서 좀 알아보세요. 그녀는 황후를 오랫동안 옆에서 모셨으니 분명 뭔가 아는 것이 있을 겁니다. 만약 못 찾으면 그 사람은 사라진 것이 분명할 거예요. 그때가 되면 분명 황후에게 계략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겠죠.”
묵자는 여태 그 당시 자신을 배로 안내했던 궁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첫 번째 대결인데도 수확이 적지 않군.”
원징은 묵자의 영특함을 알기에 이렇게 물었다.
“진비는 만나봤소?”
진비는 바로 소명유였다.
묵자는 하품을 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한비(嫻妃), 혜비(惠妃) 다 있었는데 진비만 안보였어요. 황후 말로는 그녀가 막 회임해서 입맛도 없고 몸도 좋지 않아 어의가 움직이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더라고요.”
“없는 게 좋을 거요. 앞으로 진비를 보게 되면 당신은 특히 더 조심하도록 해요. 내 생각에 황제께서 지금 가장 꺼리는 게 이런 류의 음모니까 말이지.”
‘소명유의 아이가 만약 묵자 때문에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원징은 인상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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