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화. 진통이 시작되다
저녁을 먹은 후에 손님들을 배웅하고, 양초와 무유연은 여전히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묵자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 방으로 돌아가 쉬려고 했다. 지금은 배가 커져서 행동이 둔한 것 말고도, 발도 붓고 다리도 부어 신발이 꽉 조여서 너무나 불편했다.
아월은 묵자를 도와 발에 베개를 높게 받쳐주었다.
갑자기 밖에서 찬진의 말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저는 왕 산파입니다. 낮에 정신이 없다 보니 부인의 맥을 짚었어야 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지금 해도 될는지요?”
웃음 섞인 목소리였다.
잠을 자려던 묵자가 몸을 일으켜 이렇게 말했다.
“찬진, 들어오라고 하세요.”
아월이 등불을 붙였다.
왕 산파가 들어오며 말했다.
“부인의 단잠을 방해한 점 용서해주십시오. 그저 맥을 안 짚으면 제가 오늘 밤에 잠을 못 잘 것 같지 뭡니까. 온 도성의 백성들이 모두 다 부인께서 순산하시기만 바라고 있는데, 제가 감히 사람들의 부탁을 저버릴 수가 있어야지요.”
묵자는 조 산파가 뒤를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속으로 산파가 맥을 짚는데 두 사람이 함께 오다니 꽤 책임감이 있는 모양이라고 여기고 이렇게 말했다.
“아직 잠들지 않았으니 괜찮습니다. 고생해주세요.”
왕 산파가 맥을 짚고는 잠시 조용히 있다가 이렇게 말했다.
“맥은 무척 안정적입니다. 부인의 관상처럼 무척 좋아 보입니다.”
이때, 조 산파가 앞으로 다가오며 이렇게 말했다.
“저도 좀 짚어볼 수 있게 허락해주시기를 청합니다. 사람들의 맥마다 각자 다 느끼는 것이 있거든요. 신중하면 더 좋지요.”
묵자는 두 사람 때문에 시선이 가려진 채 자신도 모르게 베개를 베고 눕는 바람에 아월이 자신에게 등을 보이고 서 있는 것만 보였다.
“당연히 되지요. 두 분께서 저 묵자를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월, 가서 좋은 차를 우리고 간식도 좀 가져와서 두 분께 드리도록 해라.”
묵자는 살며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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