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화. 오라버니, 인사받으세요 (3)
하늘색을 살피던 묵자가 ‘으쌰’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오래 폐를 끼쳤네요. 이만 가봐야겠어요.”
“점심이라도 먹고 가지.”
고장의 어머니가 말했다.
“아니에요.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아주머니가 아니었으면, 그런 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묵자가 고 씨네 집 대문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고마워할 것 없어. 그 집 셋째 나리가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로, 왕태후께서 크게 노하셨거든. 셋째 나리를 보면 굳은 표정으로 말 한마디 안 하셔. 셋째 나리가 아무리 화를 달래려고 해도 소용이 없더라고. 왕비께서 그러시는데, 며느리를 새로 들여야 왕태후께서 용서해주신다는 것 같아. 근데 정말로 낙주까지 신붓감을 물색하러 오셨을 줄은 몰랐네.”
말을 마친 고장의 어머니는 묵자에게 대문을 열어주었다.
텅 빈 거리를 보며 묵자가 농담을 던졌다.
“상도의 여인들과 연달아 이혼하니, 누가 그 집에 시집가려 하겠어요. 그래서 외지까지 나온 것 아닐까요?”
고장의 어머니가 연신 ‘아이고’를 외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묵자가 골목 어귀에서 뒤를 돌아보자, 고장의 어머니는 대문에 기댄 채 활짝 웃으며 손을 휘휘 저어 보였다.
* * *
고 씨네 집에서 나온 묵자는 자념암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다. 목적은 역시나 경왕부의 셋째 나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방금 들었던 말을 못 믿는 건 아니었지만, 이혼과 관련된 소문을 더 자세히 알고 싶었다. 더군다나, 밖에 외출했다고 빨리 들어가야 하는 까닭은 없지 않은가.
묵자는 평민들의 여염집을 지나, 동성에서 가장 번화한 청추방(淸秋坊)에 도착했다.
청추방에는 낙주 전역에서 최고로 좋은 주루(酒樓)인 망추루(望秋樓)가 있었다. 망추루는 세 가지로 유명했는데, 첫 번째는 맛 좋은 술, 두 번째는 훌륭한 음식, 그리고 세 번째는 아리따운 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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