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3화. 그녀를 총애하다 (1)
“이제 막 돌아온 건가요 아니면 또 어디를 가려는 건가요?”
유일생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 자신과 아노의 짐을 보며 답했다.
“안 그래도 찾아가서 인사를 하려 했소. 이제 떠나려 하오.”
“경성을 떠난다고요?”
고교가 흠칫 놀랐다.
“네.”
유일생은 편안한 웃음을 지어 보냈다.
“떠나려고요. 그러나 경성뿐만은 아닐 거요.”
“소나라를 떠난다고요?”
유일생이 멋쩍게 웃었다.
“어쩔 수 없소. 누구와 내기에서 내가 지지 않았소? 졌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이치쯤은 나도 잘 알고 있소.”
“아직 기억하고 있었네요.”
유일생이 비단 주머니에서 잠화 세 송이를 꺼냈다.
“잊지 않았소. 다만 문 유모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이곳에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었소.”
고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일생은 무엇인가 떠올린 듯 진지하게 말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오. 나는 그저 돌아다니며 공부를 할 생각이오. 봉호배상(*封侯拜相: 재상으로 임명받고 제후로 책봉되다)같은 좋은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을 거요.”
고교는 그의 말을 반박하지 않았다.
유일생은 잠화 세 송이를 다시 일일이 챙겨 넣었다.
“떠나기 전에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소.”
“말해봐요.”
유일생은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어째서 내게 이리 잘해주는 거요? 정말로 그저 의원의 환자라서 그런 거요?”
“아니요.”
유일생의 눈이 반짝였다.
“그럼…….”
고교가 미소를 지었다.
“이미 질문을 하나 했어요.”
유일생은 말을 잇지 못했고, 한참 후에야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네.”
고교는 옷궤 위에 세워 놓은 죽적(*竹笛: 대나무로 만든 젓대)을 보았다.
“피리 부는 걸 좋아해요?”
“네.”
유일생이 부드럽게 답했다.
“언제 가요?”
고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한 시진 후에 떠날 거요. 신분이 특수하여 사람이 많을 때 경성을 나가기가 쉽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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